국내외 석학들 ‘삼성 신경영 20주년’ 국제학술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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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성공비결은 속도-완벽주의-인재중시, 앞으론 고객과 감성 커뮤니케이션 집중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기념해 한국경영학회가 20일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외 학자들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케빈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 가타야마 히로시 일본 와세다대 교수. 한국경영학회 제공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기념해 한국경영학회가 20일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외 학자들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케빈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 가타야마 히로시 일본 와세다대 교수. 한국경영학회 제공
“다른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삼성은 진정으로 글로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유수 기업들도 일부 국가에서는 실패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삼성은 뛰어난 품질, 풍부한 유통채널,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한국경영학회가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주최한 ‘삼성 신경영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케빈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는 “삼성은 20년 동안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켈러 교수는 삼성 신경영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 △소비자 중심 △혁신을 바탕으로 한 성장 △디자인 중심 △기업을 넘어선 사회인식 △글로벌 트렌드 및 니즈(needs)에 부응 등 5가지를 꼽았다. 그는 “15년 전 삼성이 소니와 애플을 추월하겠다고 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삼성은 대담한 용기로 이뤄냈다”고 평가한 뒤 “소비자와 진심으로 교감하려면 ‘감성 커뮤니케이션’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1993년 삼성의 신경영을 학문적으로 고찰해 삼성 성공의 원동력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발표 자료는 국내외 유명 저널에 게재하고, 각종 사례는 국내외 경영대학원의 학습교재로 활용할 예정이다.

첫 강연에 나선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낮은 원가에 기반을 둔 3류 제조업체였던 삼성이 강한 브랜드와 프리미엄 제품을 갖춘 세계적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을 주류 경영학의 통념을 뛰어넘는 ‘삼성식 패러독스 경영’에서 찾았다. 그는 △거대하면서도 빠른 조직 △다각화, 수직계열화 체계에서도 전문화된 사업구조 △미국식 사업전략과 일본식 운영관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경영시스템을 삼성 신경영의 3대 패러독스이자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가타야마 히로시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인재와 기술을 통한 품질경영’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삼성 경영의 특징으로 스피드, 완벽 추구, 인재 중시 등을 들었다.

서울과 평양에서 장기간 특파원 생활을 했던 쉬바오캉(徐寶康) 전 중국 런민일보 대(大)기자는 특강을 통해 삼성 신경영이 중국의 개혁 개방 과정에서 훌륭한 이정표와 모범답안으로 활용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자는 신경영 선언은 덩샤오핑(鄧小平)이 낡은 관념과 체제의 구속에서 벗어나자며 주창했던 흑묘백묘(黑猫白猫)론과 일치하며, 한발 더 나아가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협력사와의 긴밀한 노력으로 생산성의 획기적 증대, 기술 혁신, 경영노하우 확산을 이뤄냈다”며 “신경영은 상생경영으로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상생경영은 신경영의 새로운 출발이자 지속성장을 위한 중요한 미래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패트릭 라이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학장, 시민사회컨설팅그룹 CSC의 켄 앨런 대표 등도 발표자로 나서 삼성 신경영의 성과와 미래를 조망했다. 이날 행사에는 교수, 학생, 기업 임원 및 간부 등 700여 명이 빈틈없이 자리를 채워 삼성 신경영의 실체와 성공요인을 배우려는 열기를 반영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삼성#국제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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