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에 마음 뺏긴 다저스, 돈가방 숨기고 내숭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7시 00분


LA 다저스의 류현진 영입 작전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은밀하면서 치밀했다. 올 시즌 도중 대전구장으로 류현진의 등판 경기를 보러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도 다저스 관계자는 어김없이 끼어 있었다. 스포츠동아DB
LA 다저스의 류현진 영입 작전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은밀하면서 치밀했다. 올 시즌 도중 대전구장으로 류현진의 등판 경기를 보러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도 다저스 관계자는 어김없이 끼어 있었다. 스포츠동아DB
다저스, 소리없이 끝낸 ‘007 작전’

마감하루 전까지 언론에도 철저히 연막
치밀한 포스팅 준비 불구 관심 없는 척

입찰액 수락하자 곧바로 연봉협상 모드

다저스“오랜 시간 류현진을 지켜봐왔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대한민국 에이스’를 영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007 작전’이 완벽하게 성공했다. 류현진(25)의 소속팀 한화는 10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라는 입찰액을 전달받았다”며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류현진의 가치에 부합되는 금액이라고 판단해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1일에는 류현진과의 단독교섭권을 따낸 팀이 LA 다저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저스 역시 “오랜 시간 동안 류현진을 지켜봐왔다. 한화에 감사하다”며 “류현진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으며 곧 (계약)협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인 다저스의 ‘반전’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전에 뛰어든 다른 팀들과 달리 유독 조용하게 움직였다. 포스팅 기간 동안 텍사스, 필라델피아, 시카고, 보스턴 지역 언론에서 류현진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지만 정작 LA 지역신문들은 감감 무소식이었다. 포스팅 마감 하루 전인 9일(한국시간)에도 마찬가지.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이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선발 또는 3선발급 투수를 한 명 찾고 있다”며 몇몇 프리에이전트(FA) 선수의 이름을 거론했지만, 그 안에 류현진은 없었다. 고액의 포스팅을 준비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관심 없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은 몇몇 관계자들이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라고 귀띔한 게 전부였다.

류현진을 모셔가기 위해 280억원을 베팅한 구단은 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수면 아래에서 공격적인 영입작전을 펼치며 텍사스와 시카고 커브스 등을 따돌렸다. 사진 캡처|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류현진을 모셔가기 위해 280억원을 베팅한 구단은 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수면 아래에서 공격적인 영입작전을 펼치며 텍사스와 시카고 커브스 등을 따돌렸다. 사진 캡처|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뚜껑 열리자 발 빠르게 긴급회의 소집

그러나 포스팅이 끝나고 윤곽이 드러난 뒤에는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한화가 입찰액을 수락했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긴급회의를 소집해 류현진과의 연봉협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주재하고 있던 다저스 극동담당 스카우트가 11일 오전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을 정도다. 타 구단 관계자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중요 선수의 입찰권을 따냈을 때 대부분의 구단들이 밟는 절차다. 정확하게 선수의 몸값을 산정하기 위해 선수 영입에 관여했던 관계자들의 의견을 긴급하게 청취한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다저스가 류현진의 영입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이제부터는 류현진의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본격적으로 상대해야 하기에 더 그렇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