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시진 선임 미스터리

스포츠동아 입력 2012-11-06 07:00수정 2012-1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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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올 시즌 막판 넥센 사령탑에서 경질된 김시진 감독에게 향후 3년간 팀의 지휘봉을 맡긴다. 김 감독은 7일 롯데 선수단과의 상견례 등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스포츠동아DB
우승 못해 양승호 감독 자른 뒤 PS경험 전무한 새감독 선임

총액 12억원에 3년 계약
1. 롯데 고위층과 2시간 회동후 전격 사인
2. 신동인 구단주 대행, 1년전부터 김시진에 꽂혔다
3. PS 기간 중에 물밑 접촉…결국 그분 뜻대로?

‘우승을 못했다’는 이유로 양승호 전 감독과 결별했던 롯데의 선택은 김시진 전 넥센 감독(54)이었다. 롯데는 5일 ‘제15대 감독으로 김시진 감독을 선임하고, 3년 계약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12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을 ‘간택’한 이유로 롯데는 “프로야구 감독으로서의 오랜 경험과 선수육성능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단의 공식 발표만으로는 롯데가 김시진 감독을 꼭 뽑아야 했을 필연성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롯데가 김 감독에게 애착을 보인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반나절도 안돼서 감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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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오늘(5일) 오전 10시 서울 시내 모처에서 김시진 감독과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고, 합의를 한 뒤 2시간 후 롯데 서울사무소에서 계약서에 사인한 것이 전부다. 장병수 사장, 배재후 단장, 김시진 감독 셋이 만나 반나절 만에 얘기가 끝났다”고 밝혔다. 양승호 전 감독의 임명 때처럼 전격적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김 감독과 롯데의 교감은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 정설이다. 김 감독이 지난해 초 넥센과 3년 재계약에 합의했을 때, 당시 넥센은 재계약 시점을 1년 앞당겼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롯데에서 눈독을 들인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었다.

김시진에 꽂힌 윗분…PS기간에도 물밑접촉


넥센과의 재계약으로 끊긴 듯했던 김 감독과 롯데의 인연은, 김 감독이 9월 넥센에서 경질되자 되살아났다. 포스트시즌 기간 롯데 핵심 고위층이 김 감독과 접촉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롯데가 김 감독만 접촉하진 않았을 수 있겠지만, 물밑협상은 발표 훨씬 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왜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감독을 택했을까?

김시진 감독은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롯데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 우승이 지상과제인 롯데가 김 감독을 낙점했다. 이에 대해 배재후 단장은 “팀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 롯데는 투수운용을 잘 하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롯데와 김시진 감독의 궁합이 맞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명분과 별개로 신동인 구단주대행의 의중이 결정적이라는 것이 롯데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속된 말로 신 대행이 김 감독에게 꽂혀있었다”고 말했다. 윗선의 의중을 모를 리 없기에 롯데 프런트의 선택지는 한정될 수밖에 없었을 터다.

○김시진 감독의 진짜 과제는?

이런 롯데의 특수한 의사결정 구조가 기능하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롯데를 이끌게 됐다. 감독 선임까지는 이것이 큰 힘이 됐겠지만, 이제부터는 짐이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의 ‘애정’(보다 정확하게는 간섭)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양 전 감독의 선례에서 봤듯 3년 계약기간은 별 의미가 없다. 임기 내 김 감독은 우승이라는 겉으로 드러난 과제와 신 대행을 필두로 한 프런트로부터 현장을 독립시킬 수 있는 강단을 보여줘야 하는 숨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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