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수능 D-2주… 수험생 망치는 학부모 3대 실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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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지는 말-안 먹던 보양식-평소와 다른 행동…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염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새벽부터 교회와 사찰을 찾아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비는 기도를 올리거나 각종 보약, 건강식품을 마련해 자녀에게 권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부모의 ‘지극정성’이 오히려 자녀의 막판 심리조절과 건강관리에 악영향을 끼쳐 도리어 실력발휘를 저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수능까지 앞으로 2주. 학부모가 빠지기 쉬운 실수는 어떤 걸까. ‘대입 수험생 자녀를 망치는 학부모의 3대 실수’를 짚어본다.

[1] 말조심!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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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이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는 시기에는 응원이나 독려의 말도 수험생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공부한 것만 다 맞춰라” “실수만 하지 마라”와 같은 별 뜻 없는 말도 수험생으로 하여금 ‘아는 것도 틀리면 어떻게 하지?’와 같은 불필요한 걱정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자녀를 독려하기 위해 부모가 자주 던지는 “재수는 절대 없다” “이번 한 번에 끝내자” 같은 말은 수험생 자녀의 반감만 자극할 수 있다. “옆 집 애는 지금 ○○○ 교재를 본다는데 넌 잘하고 있는 거니?”라며 자녀의 학습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말은 자녀의 불안감에 불을 지필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고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윤모 씨(19)는 “나와 함께 수능 만점을 받을 수준이었던 한 친구는 수능을 앞두고 매일 밤 어머니가 기숙사로 전화를 걸어와 ‘오늘 공부는 계획대로 잘했느냐’고 물었는데 이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결국 수능 성적이 평소 실력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대 4학년과 고3 자매를 둔 어머니 허모 씨(서울 서초구)는 “큰딸이 수능을 앞뒀을 때 남편이 ‘인(in)서울만 해라’ ‘이제 며칠 남았지?’라는 말을 몇 번 던졌는데 딸이 그 말에도 큰 부담을 느꼈다”면서 “‘지금과 같이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그동안 고생 많았다’ 같은 말로 자녀의 마음을 안심시켜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응원”이라고 조언했다.

[2] 약 조심!

수험생은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보니 학부모들은 이런저런 보약과 건강식품을 권하기도 한다. 긴장을 많이 하는 자녀에게 권하는 대표적인 약이 청심환. 청심환은 체질에 따라서는 오히려 정신을 몽롱하게 하거나 졸음을 유발해 집중력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화 이화여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는 “청심환이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맞지만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인지 확인해보고 복용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홍삼엑기스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의 우려가 적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체질에 따라 손발의 발열, 불면, 긴장, 구건(입 마름)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학부모는 자녀의 체질을 살핀 뒤 권해야 한다.

한편 물개, 자라 등 평소 먹지 않던 ‘특별 보약’을 권하는 것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물개 같은 재료는 그 효능과 부작용이 의학적으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무분별한 복용은 좋지 않다.

평소 섭취하는 음식도 주의가 당부된다. 육류를 과다하게 먹으면 식곤증과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합격을 기원하는 찹쌀떡도 질식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3] 평소대로!

수능을 앞두고 공부환경을 갑작스럽게 바꾸는 것도 치명적일 수 있다. 평소 기숙사 생활을 해왔거나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해오던 자녀를 집으로 불러들일 경우 막판 페이스 조절을 망칠 수 있다. 또 수험생 자녀를 배려하겠다며 가족 전체가 TV를 일절 보지 않거나 말소리를 내지 않고 방안에만 있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도 자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부 경우이지만 ‘막판 수능 족집게 강의’ 같은 특강에 자녀를 떠밀어 보내는 것도 좋지 않다.

연세대 철학과 1학년 김남윤 씨(19)는 “수능을 앞두고 특별과외를 찾아다니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 시기에는 새로운 내용을 취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빠른 속도로 복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마무리 학습법”이라고 조언했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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