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내용 복구해주겠다는 업체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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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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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메신저 앱은 괜찮나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모바일 메신저에는 카카오톡 외에 다음의 ‘마이피플’, NHN의 ‘라인’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사용자 수와 주고받는 메시지의 양에서는 카카오톡이 경쟁 서비스들을 훨씬 앞선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최근 3000만 명을 넘었지만 한 명이 2대 이상의 스마트기기에서 카카오톡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아 카카오톡 사용자는 4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내 2, 3위인 마이피플(2200만 명)과 라인(600만 명)도 만만치 않다. 특히 라인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국내에 있는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달리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가입자가 국내보다 훨씬 많은 4700만 명가량 된다.

이번에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등 개인정보 해킹을 실험한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측은 이런 모바일 메신저들 역시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메신저 친구의 이름,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 개인정보를 저장해 놓는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시스템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는 ‘루팅’을 통해 데이터베이스(DB) 파일을 빼내면 대화 내용을 복원할 수 있는 것도 똑같았다. 이는 복잡한 암호화 기법을 사용하지 않은 채 사용자가 접근하기 어렵지 않은 장소에 대화 내용과 같은 민감한 내용을 저장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처럼 어떤 친구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그대로 볼 수 있어 개인의 사생활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카카오톡 대화 복구방법’ 등을 검색하면 메신저 앱으로 나눈 대화 내용 등 스마트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이피플, 라인 등의 앱을 통한 대화 내용을 대신 복구해 주겠다는 업체가 등장했을 정도다.

마이피플은 대화 내용 외에 사용자의 생일, e메일 등의 개인정보도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하고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생일과 e메일 정보는 따로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피플과 라인은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하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어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크진 않은 편이었다. 예를 들어 마이피플이나 라인은 친구의 사진을 저장하긴 하지만 카카오톡과 달리 쉽게 복원할 수 없는 구조다. 라인은 스마트폰 내부에 친구의 전화번호를 따로 저장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친구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결합한 전화사기 같은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실험을 통해 지적된 우려에 대해 마이피플을 서비스하는 다음 측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모두 암호화하면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간이 훨씬 길어져 사용이 불편해진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메신저 앱#개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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