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강남스타일 보자”… CNN-WSJ도 달려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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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잠실공연에 美-英-佛-日 등 10여개 외신 취재경쟁

‘CNN, ABC, REUTERS, WSJ….’

11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특설무대 동남쪽에 마련된 취재용 스탠드 석에서 다양한 외신 매체의 마크가 새겨진 카메라들이 일찌감치 자리다툼을 벌였다. 미국의 CNN, ABC,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로이터, 이코노미스트, 프랑스의 OTV를 비롯해 일본, 태국 등 10여 개 언론사의 기자들이 이날 콘서트장을 찾았다. 최근 유튜브에서 25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고, 해외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노래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가 이날 이곳에서 벌인 ‘싸이의 썸머스탠드 훨씬 더 흠뻑쇼’(사진)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대니얼 튜더 씨는 “싸이는 음악성과 유머, 악동 이미지를 겸비한 엔터테이너라는 점에서 영국 가수 로비 윌리엄스와 비슷하지만, 키치(통속 취미에 영합하는 예술작품) 느낌이 더욱 강하다”고 분석하며 “싸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세계 각국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부럽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7시 20분경. 공연은 무대 옆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CNN의 ‘강남스타일 신드롬’ 보도와 외국인들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유튜브 영상을 차례로 보여 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6층 건물 높이로 지어진 특설 무대 중앙 바닥에서 싸이가 솟아오르며 “우리 같이, 뛰어!”를 외치자 파란색 우의 차림으로 잔디마당을 가득 메운 3만 관객이 파도처럼 출렁였다.

싸이는 “저는 웃기더라도 저희 관객들은 멋지다는 것을 보여 달라”며 해외 취재진을 의식한 주문을 했다. 히트곡 ‘낙원’을 부르다가 “외국 매체들에 한마디하겠다. 디스 이스 코리아”를 외치곤 가사 중 ‘여기가 천국인 거야’를 ‘여기가 한국인 거야’로 바꿔 불렀다.

공연 중반 싸이가 ‘끝’을 부를 때 무대 천장 구조물에 화재가 나 공연이 중단되는 사고가 났다. “여러분이 얼마나 불같이 놀았으면 불이 나느냐”며 이어폰을 다시 꽂는 싸이의 손은 떨렸지만 “이건 사고를 가장한 연출”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그에게 관객의 갈채가 쏟아졌다.

4시간에 걸친 이날 공연의 절정은 ‘강남스타일’. 후렴구를 부를 때 관객이 일제히 ‘말춤’을 추는 장관이 펼쳐지자 외신 카메라들은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기 바빴다.

[채널A 영상] 지구촌 물들인 싸이 ‘강남 스타일’, 인기 비결은?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동영상=열광의 도가니...‘말춤’추며 멘붕된 외국인들
#싸이#콘서트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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