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활개 치는 여름철 냉장고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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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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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 생선은 온도변화 적은 냉장고 안쪽에 보관해야

올여름은 예년에 비해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염비브리오성 등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의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을 지키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냉장고 사용이다.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과신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냉장고가 오히려 식중독균 성장에 좋은 장소로 바뀔 수 있다.

○ 올바른 냉장고 사용이 식중독 예방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여름철엔 냉장고만 믿다간 식중독에 걸리기 딱 좋다. 바꿔 말하면 냉장고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고 제대로 활용한다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냉장고에 주로 저장하는 음식물은 크게 육류와 생선, 채소류다. 이런 음식물을 보관할 때는 기본적으로 개별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나가 오염되면 주변 다른 음식물까지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꼭 용기가 아니어도 비닐봉지를 활용해 보관하는 방법도 좋다.

특히 채소의 경우엔 깨끗이 씻어 용기나 비닐봉지 등에 보관하지 않으면 흙에 있는 각종 세균이 다른 식품을 오염시키기 쉽다.

만약 흙이 묻은 채소를 씻지 않은 채 보관할 경우 신문지에 말거나 비닐 팩에 잘 싸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최적 온도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세균 증식 온도가 5∼60도임을 감안하면 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을 냉동 보관할 경우에는 영하 15도 이하로 맞춰야 한다.

○ 뜨거운 음식은 반드시 식혀서 보관

육류와 생선 등 음식을 조리하고 난 뒤에는 최대한 빨리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고기, 생선류는 온도 변화가 적은 냉장고 안쪽에 넣어둔다. 바깥쪽은 문을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높아져 쉽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음식은 다른 식품까지 온도를 높여 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식혀서 넣도록 한다. 냉장고 공간도 찬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70% 정도만 채우는 게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까지 잘 지켰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식중독균 중에는 저온에서 사는 균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염비브리오성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염비브리오, 식중독과 함께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중증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테리아균 등은 낮은 온도에서도 사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따라서 냉장해 둔 음식을 먹을 때는 70도 이상에서 3분 이상 가열해서 먹고, 냉동된 음식을 해동한 뒤 다시 냉동실에 보관하면 식중독균에 오염될 수 있으니 먹을 만큼만 꺼내 해동하는 게 좋다. 특히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의 주원인인 어패류의 경우 수돗물로 충분히 세척하고,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냉장고 관리 어떻게 하나

겨울을 앞두고 자동차를 점검하고, 봄을 맞아 집안 대청소를 하는 것처럼 냉장고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청소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를 잘 관리하면 냉장고 수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냉장고를 청소하기에 앞서 전원플러그를 뽑는 것이 순서다. 냉장고 외관이나 부품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연마제, 석유, 벤젠, 시너, 뜨거운 물, 거친 솔 등은 피한다.

우선 야채실은 내부에 물이 고이기 쉽기 때문에 보관하는 음식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 그릇을 빼내고 물로 씻은 다음 물기를 깨끗이 닦는다. 선반이나 문간의 바구니도 물로 씻어줘야 된다. 문짝의 고무 패킹에 낀 때는 칫솔이나 수세미로 문질러 제거한다. 본체는 부드러운 수건을 따뜻한 물이나 세제에 적셔 닦아주고 중성세제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수건으로 마무리한다.

냉장고를 닦을 때는 식초에 적신 스펀지나 천을 이용하면 깨끗하게 청소가 되면서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글리세린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글리세린을 천에 묻혀 닦아 주면 일종의 코팅 효과가 생겨 음식물이 들러붙지 않고 우유나 끈적거리는 찌꺼기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도움말=최준용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식중독#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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