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고2대상 ‘2014 수능이원화’ 예비시험]A, B형 난이도 차이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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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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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세트형 문제’에 당황

《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예비시험이 17일 시행됐다. 수험생이 지금보다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에 수능 문제를 선택하는 등 내년부터 시행될 제도 개편을 앞두고 출제 유형과 수준을 미리 안내하기 위한 시험이다. 시범지역인 대전과 충남에서는 고교 2학년 3만9121명이 84개 시험장에서 실제 수능처럼 오전 8시40분부터 시험을 치렀다. 나머지 지역은 학교 재량으로 문제지를 공개했다. B형은 국어와 영어, 수학에서 2개 영역까지만 고를 수 있으며, 국어와 수학은 B형을 동시에 택할 수 없다. 국어 듣기는 없어지고 영어에서 듣기 문항은 늘어난다. 이번 예비시험은 고교 2학년이 대상이었지만 고교의 모든 범위에서 문제가 나왔다. 때문에 학생들은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국어 A형을 치른 한 학생은 “작문 문법 문제가 생소해서 많이 틀렸다”고 말했다. 영어 B형을 선택한 또 다른 학생은 “수학은 배우지 않은 범위라 거의 찍었고 영어는 평소 보던 모의고사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했다. 출제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새로운 수능 형태를 처음 선보인 시험이라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출제했다. 2014학년도 수능에 연계할 EBS 교재가 아직 없어서 관련 문제가 안 나와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 국어
교과서 개념-용어 묻거나 활용… B형은 복합지문 많아

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2학년 학생들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시험 문제지를 풀어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이외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일정 시간 문제를 풀어본 뒤 EBS 분석특강을 보거나 교사의 설명을 들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2학년 학생들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시험 문제지를 풀어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이외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일정 시간 문제를 풀어본 뒤 EBS 분석특강을 보거나 교사의 설명을 들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언어영역에서 국어로 이름이 바뀌었다. 문항 수는 50개에서 45개로 줄었다. 듣기가 없어지는 대신 화법이 나오면서 화법과 작문과 문법 관련 문제가 15개, 문학 문제가 15개, 독서 문제가 15문제로 구성됐다. 듣기 쓰기 어휘·어법이 50개 중에서 12개였던 데 비하면 화법 작문 문법의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교사들은 교과서에 충실한 시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A, B형 모두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과 용어를 직접 묻거나 활용하는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관영 인천 인항고 교사는 “지금까지 1, 2학년 때 교과서를 가르치고 3학년 때는 문제풀이를 위주로 했는데 앞으로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가르쳐야겠다”고 말했다.

A형은 수능보다 쉽고 B형은 지난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는 평이 많다. 예를 들어 공통으로 출제된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문제를 보면 A형은 현대어로 고친 지문이 나왔지만 B형은 고어가 그대로 나왔다.

또 A형은 1개 지문이 1개 작품으로 구성됐지만 B형에는 2개 작품을 묶은 복합지문이 있었다. 유종현 경기 남양주시 심석고 교사는 “공통으로 나온 15개에는 쉽거나 어려운 문제가 섞여 있다. A형이라고 쉽게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영혜 서울국제고 교사는 “요약문 작성하기, 독서전략을 묻는 문제 등 새로운 유형이 많지만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라며 “교과서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학습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영어
읽기 줄고 문제 절반이 듣기… A형 NEAT 3급, B형 2급 수준


외국어는 영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시험 시간은 지금처럼 70분인데 문항 수는 5개가 줄어 45개가 됐다.

듣기는 17개 문항에서 22개 문항(순수 듣기 16개, 간접 말하기 6개)으로 늘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읽기 평가는 33개 문항에서 23개 문항으로 줄었다. 지금 수능에서는 독해 문제 하나를 푸는 데 1분 30초 정도를 쓸 수 있었는데 앞으론 2분 이상을 쓸 수 있는 셈이다. 이종한 서울 양천구 양정고 교사는 “중위권 학생들은 시간이 부족해서 외국어영역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많았다. 시간이 늘었으니 체감 난도가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A형과 B형의 난도는 확연히 달랐다. A형이 지금보다 상당히 쉽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의견이다.

평가원은 A형은 실용영어, B형은 기초학술영어의 소재와 지문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A형을 국가영어능력평가(NEAT)의 3급, B형을 2급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출제 범위는 A형이 영어와 영어Ⅰ이고 B형이 영어Ⅱ, 독해와 작문, 심화영어회화 수준이다.

두 유형의 공통 문항은 듣기 10개, 읽기 5개로 전체의 30% 정도였다. 이런 비율은 실제 수능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유형은 듣기에서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대화(담화문)를 듣고 문제를 2개 푸는 식이다. 내용을 두 번 들려줘서 그런지 수험생들이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듣기 평가는 담화문 1개에 문제 1개만 나왔다. 듣기 1∼3번도 세 번 정도 오가는 짧은 대화를 듣고 곧바로 실용 회화를 적용하는 유형이었다.
○ 수학
1개의 그림에 관련문제 2개… 단원 연관성 알아야


세트형 문제가 처음 나왔다. 하나의 그래프나 그림을 제시한 뒤 2개의 관련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식이다. 이런 문제는 서로 다른 단원에서 출제된다. 예를 들어 A형의 세트형 문제는 8개 지점을 연결하는 도로망 그림을 제시했는데 한 문제는 행렬, 다른 문제는 확률에서 나왔다.

유석용 서울 노원구 서라벌고 교사는 “하나의 내용에 접근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란 점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풀이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제숙 서울 강동구 한영고 교사는 “학생들은 교과서 차례에 맞춰 공부하면서 단원 간 연관성을 파악해야 세트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수능에서는 수리‘가’ ‘나’형의 공통 문제가 7개였지만 이번 예비시험에서는 5개로 줄었다. 공통 문제는 A형에서는 어려운 편에 속했지만 B형에서는 쉬운 편이었다.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 문제라도 A형은 그래프를 보여 주거나 계산이 단순한 반면 B형은 좀 더 복잡하게 출제하는 차이가 있었다.

그 밖의 사항은 기존 수능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A형은 수리‘나’와, B형은 수리‘가’와 출제 범위나 유형이 비슷하다. 난도는 지난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교육#수능이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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