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 이후]충청의 변심… “맹주 잃은 주민들, 박근혜를 다시 봤다”

동아일보 입력 2012-04-13 03:00수정 2012-04-1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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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유 표심’ 이번엔 여론조사와 개표결과 비슷
대선 주자 없는 선진당 외면… 대안 찾기 나선듯
충청권의 표심은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는 게 속설이었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 지역 유권자 특유의 성향 때문에 여론조사로는 정확한 판세를 읽을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는 달랐다.

‘안갯속 판세’라던 충청권은 11일 저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막판 부동층 표심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 관측했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추세를 거스르지 않은 셈이다. 이전 총선에선 선거 전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개표에서 뒤집히는 일이 속출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현직 의원이 세 번째 리턴매치를 벌인 대전 중구에선 ‘족집게 여론조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강창희 후보는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자유선진당 권선택 후보를 15%포인트 안팎으로 앞섰다. 하지만 18대 총선 당시 강 후보는 여론조사에선 권 후보를 10%포인트가량 앞서고도 개표 결과 8.4%포인트 차로 진 경험 때문에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선 강 후보(42.7%)는 권 후보(29.2%)를 여유 있는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선거 막판까지 부동층이 40%에 육박했던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는 40.7%를 획득하며 부친인 이용희 의원의 지역구를 ‘세습’한 민주통합당 이재한 후보(30.9%)를 눌렀다. 이곳 역시 여론조사 격차와 다르지 않았다. 첫 국회의원을 배출한 세종시에서도 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에게 줄곧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격차를 결국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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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당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충남 아산 등 2, 3곳에서만 우세를 보였지만 크게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예전처럼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는 10% 안팎의 ‘숨은 표’에 기대를 걸며 역전을 노렸기 때문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상당한 격차로 앞서는 지역에서도 “선진당에 우호적인 숨은 표가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며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번 선거에서 ‘충청권 부동층=선진당’이란 공식이 깨진 데는 충청민들이 지역 정당이 아닌 전략적인 대안을 찾는 방향으로 돌아선 게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충청 유권자들은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정당에 의미 없는 표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충청을 이용하려는 세력을 배척하는 게 충청민들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18대 총선에선 ‘이회창 대망론’이 충청 표심을 견인했지만 선진당의 퇴조세가 분명해진 이번 총선에선 그 불씨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지역 맹주가 사라진 충청도를 파고든 게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새누리당은 18대 총선에선 충청권 전체를 통틀어 1석 확보에 그쳤지만 이번 총선에선 25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해 사실상 충청권 승자가 됐다. 수도권에 인접해 야권이 내세운 ‘정권 심판론’의 바람을 우려했지만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이 내세운 ‘미래 권력론’이 더 먹혀든 셈이다.

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현 정부의 세종시 폐기 추진에 맞섰던 것이나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대전을 3차례, 충남을 2차례 찾은 것에 대해 충청 유권자들이 ‘대권주자인 박근혜가 충청에 애정이 있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4·11총선#새누리당#민주통합당#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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