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여제’ 김가영 “차유람, 라이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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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0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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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여제’ 김가영.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당구 여제’ 김가영.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라이벌? (차)유람이가 제 라이벌인가요?”

세계랭킹 1위 김가영(28·한국체대)에게 차유람(24·한국체대)은 다소 특별한 후배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 선수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차유람이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게 사실이기 때문. ‘당구 여제’ 김가영에게는 다소 서운할 법한 일이기도 하다.

“제가 21세 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유람이는 중학생이었어요. 이제 막 데뷔한 선수였죠.”

김가영에게 차유람은 좋은 당구 후배다. ‘예쁜 유람이 덕분에 당구도 유명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유람이가 세계챔피언인 것으로 알고 있더라구요. 서운했죠. 저도 힘들게 쌓아온 명예라는 게 있는데 그렇다고 ‘제가 1등인데요’ 이렇게 일일이 해명하고 다닐 수도 없고…”

김가영의 어린 시절 우상은 대만의 당구 영웅 류신메이(42). 그 때문인지 류신메이와 비슷한 연배인 앨리슨 피셔(43·영국)와 친하다. 피셔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 횟수가 60회가 넘는 여자 당구계의 전설이다.

“피셔는 농담을 정말 잘 받아주는 유쾌한 선수예요. 유머감각이 뛰어나요. 선수로서의 매너, 스포츠맨십 까지 배울 게 정말 많은 선수죠.”

‘당구 여제’ 김가영.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당구 여제’ 김가영.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김가영은 최근 유쾌한 경험을 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당구 신동’ 김보건(11) 양과 함께 출연한 것. 현재 김보건은 차유람의 스승이기도 했던 박신영 프로의 지도를 받고 있는 유망주다.

“한번 키워보고 싶은 그런 친구예요. 될성부른 떡잎이라고 할까요. 중국 선수들은 16~17세 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하기도 해요. (김)보건이도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기대주를 바라보는 당구계 대선배의 마음이다.

김가영에게 당구는 생활 그 자체다. 운동 선수들은 보통 ‘업’으로 삼고 있는 종목 이외에 취미로 즐기는 운동이 하나씩은 있는 편이지만 어릴 때부터 당구장이 놀이터였던 김가영은 여가 생활도 바로 당구다. 다만 이 때는 포켓볼보다는 주로 3구를 친다고.

“어제도 시험 끝나고 하루종일 3구를 즐겼어요.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3구를 쳐볼까 싶어요. 너무 재미있는데 대회가 별로 없어서 아쉬울 뿐이에요. 포켓볼은 프로로서의 내 일, 3구는 취미, 딱 그거에요.”

어느덧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된 김가영에게 이상형에 대해 물었다. 김가영은 유머러스하고 듬직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제가 외국에서 오랫동안 혼자 살았잖아요. 그러다보니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죠. 그런 제게 충고해줄 수 있는,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은 사람이 좋아요.”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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