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때 퇴출선고 신안군 수협 위판액 1000억 돌파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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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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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새우 많이 잡혀 최대 실적
2009년 빚 모두 갚은뒤 ‘부활’

전남 신안군 수협 송도위판장에서 새우젓 위판이 한창이다. 한때 퇴출위기에 처했던 신안군 수협이 설립 46년 만에 처음으로 위판액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광주일보 제공
전남 신안군 수협 송도위판장에서 새우젓 위판이 한창이다. 한때 퇴출위기에 처했던 신안군 수협이 설립 46년 만에 처음으로 위판액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광주일보 제공
전남 신안군 수협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조합원이 4000명이 넘는 우량조합이었다. 위판액도 전국 상위 30위권에 들 정도로 잘나갔다. 하지만 회원에게 대출해준 영어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데다 위판사업 미수금까지 쌓이면서 자본이 급속히 잠식됐다. 결국 2002년 195억 원의 미처리 결손금이 발생하면서 수협중앙회로부터 퇴출 대상 13개 조합에 포함됐다. 긴급 회생자금 200억 원을 수혈 받은 신안군 수협은 7년 안에 이를 갚지 못할 경우 문을 닫아야 했다. 신안군 수협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직원 수를 줄이고 상여금을 삭감하는 한편 신용사업 매출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이 현장을 누볐다. 조합원들도 대출금 상환에 앞장서고 조합 측이 위판 대금을 늦게 지급해도 불평하지 않았다. 이런 자구노력으로 신안군 수협은 2009년 상반기에 지원자금 200억 원을 모두 상환하고 지난해 처음으로 3억5000만 원의 이익을 냈다.

올해는 설립 46년 만에 처음으로 이달 14일 위판액 10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물김과 젓새우 위판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위판액은 1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620억 원이던 위판액은 2009년 850억 원, 지난해 940억 원으로 매년 100억 원 이상 늘었다. 위판액 1000억 원 돌파의 주역은 신안의 특산품인 젓새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많이 잡혀 위판액의 절반 이상인 506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은 활선어 384억 원, 홍어 33억 원 순이다.

지난해 6월 부실조합인 흑산수협(흑산지점)을 흡수 합병한 것도 위판액 증가에 한몫했다. 흑산 홍어잡이가 부진하고 지난해 40억 원에 이르던 오징어도 잘 잡히지 않았지만 흑산지점이 올해 60억 원의 위판액을 올려 1000억 원 돌파에 힘을 보탰다.

신안군 수협은 위판액 1000억 원 돌파를 기념해 21일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수협 직원들은 ‘어민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함께 신안 천일염과 새우젓 등 질 좋은 재료로 김장김치 2050포기(10kg들이 500통)를 담갔다. 주영문 조합장 등은 21일 어민들에게 300통, 사회복지시설인 신안보육원에 100통을 각각 나눠줬다. 불법중국어선 단속 등으로 위판액 최고 기록 수립에 큰 역할을 한 목포해양경찰서를 찾아 김치를 전달했다.

정준형 신안군 수협 상임이사는 “직원들의 자구 노력과 조합원의 도움으로 전국 최상위 조합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올해 22억 원의 흑자가 예상돼 설립 이후 처음으로 조합원 출자 배당과 함께 위판사업자에게도 이익 배당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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