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재난 담당 연락처’ 업데이트 안해… 우면산 산사태 경고 문자메시지 못받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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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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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모의훈련때도 감감”… 서초구 “확인 중”유족-주민들 “산사태는 人災” 집단소송 움직임

장대비에도 멈추지 않는 복구작업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에서 군인들이 비를 맞으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배수구로 또다시 흘러들어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송은석 대학생 인턴기자 연세대 신학과 4학년
장대비에도 멈추지 않는 복구작업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에서 군인들이 비를 맞으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배수구로 또다시 흘러들어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송은석 대학생 인턴기자 연세대 신학과 4학년
피해주민들 서초구청 항의 방문 서울 우면산 산사태로 가족을 잃은 전원마을 주민 10여 명이 지난달 29일 오후 5시경 서초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피해주민들 서초구청 항의 방문 서울 우면산 산사태로 가족을 잃은 전원마을 주민 10여 명이 지난달 29일 오후 5시경 서초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서울 서초구가 산림청으로부터 산사태 예보 문자메시지를 받을 담당자 연락처를 제때 업데이트하지 않아 우면산 산사태 경고 메시지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사태 피해 주민들은 이번 산사태가 ‘인재(人災)’라며 서초구와 서울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기로 했다.

○ 모의 훈련 때도 서초구 응답 없어

산림청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24분부터 27일 오전 2시 반까지 4번 우면산 산사태 경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서초구는 이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반박해 왔다. 그러나 산사태 예보 문자메시지 발송은 ‘산사태 위험지역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담당 공무원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전송되는 방식이고 전송 담당자 정보는 각 지자체가 업데이트하도록 돼 있어 문자가 전달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은 서초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산림청 관계자는 “5월 서울시 관계자에게 산사태 위험지역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담당 공무원 연락처를 업데이트하도록 교육을 했고 5월 31일과 6월 15일 두 번 모의훈련까지 했는데 서초구청에서는 이 훈련에도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후 산림청은 7월 12일에 서초구청에 공문을 보내 ‘담당자를 업데이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서초구는 이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초구 관계자는 “비상근무로 집에 들어가지 못했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돼 문자함을 보지 못한 직원들이 있을 수도 있다. 담당자 업데이트 문제는 처음 듣는다”며 “현직 공무원뿐 아니라 퇴직한 직원 중에도 산림청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손해배상 청구소송 낼 듯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방배아트힐아파트 입주자 500여 명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아파트 내 피트니스센터에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곳은 산사태로 주민 3명이 사망한 곳이다. 입주자대표회 총무 목진욱 씨(57·여)는 “서울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목 씨는 “우면산 등산로를 만든다고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 주민들이 항의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는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표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 피해자들도 희생자 발인이 끝나는 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 주민은 “유족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구청에 찾아가 진익철 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구청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지역 주민 전체가 연대해 소송을 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우면산 일대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진단 때문에 아파트값 하락을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다. 이 지역의 한 아파트 주민은 “전세 세입자들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거나 전세금을 내려 달라고 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한 서초구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우면산 산사태 피해액이 95억 원이 넘으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31일 밝혔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은 시군구 재정 사정에 따라 결정된다. 서초구 및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피해액이 ‘95억 원 이상(재정규모 850억 원 이상)’으로 분류됐다. 서초구는 이번 폭우로 10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동영상=우면산 산사태 “군부대 탓”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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