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영국 기자 “박지성씨, 대통령 격려 메시지 받았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28일 07시 00분


“대통령으로부터 격려 메시지는 받았나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박지성(맨유)이 영국 기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조금은 황당한 물음이었지만 그 만큼 ‘꿈의 무대’를 누빌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이미 런던 웸블리 인근 100여 개의 호텔은 두 달여 전부터 꽉 들어차 빈 방을 찾을 수 없다. 시내 한복판의 호텔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평소보다 높은 가격의 비행기와 열차편도 매진이다. 아이슬란드 화산재로 교통에 지장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영국 전역은 이미 축제 분위기이다. 경기 사흘 전부터 맨체스터 기차역은 맨유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심지어 맨체스터의 한 스포츠 브랜드는 디스플레이 자체를 챔스리그에 초점을 놓고 결전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25일자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을 아예 톱기사로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200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치러진 첼시와의 대회 결승 때 박지성의 결장 결정으로 인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마음이 아팠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은 180도 다르다. 유럽 내 모든 미디어가 박지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결승전 상대인 FC바르셀로나 멤버들도 종종 “박지성을 따라다녀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미 박지성은 최근 맨유 캐링턴 훈련장에서 열린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내가 가진 100%를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대다수 언론들은 박지성의 선발 출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 베팅업체에서는 박지성의 득점에 높은 배당을 내걸며 3년 전 그 때와는 사뭇 다른 위상을 확인시켰다.

챔스리그 결승은 박지성에게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꿈이다. “난 퍼거슨 감독이 원하는 모든 걸 펼칠 준비가 돼 있다”던 박지성의 눈빛에서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30일 맨유는 챔스리그 결과와는 관계없이 프리미어리그 19번째 우승을 기념하는 카 퍼레이드를 한다. 맨유 팬들에게는 축제의 연속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런던(영국)|김신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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