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잡지 ‘문헌과 해석’… 50호 발간 기념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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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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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터닦기 13년… 대중화에 큰 기여”

세대와 전공의 차이를 뛰어넘어 한국학의 심화와 대중화에 기여해 온 ‘문헌과 해석’ 50호 발간 및 관련 단행본 출판기념식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지파이브센트럴프라자에서 열렸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세대와 전공의 차이를 뛰어넘어 한국학의 심화와 대중화에 기여해 온 ‘문헌과 해석’ 50호 발간 및 관련 단행본 출판기념식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지파이브센트럴프라자에서 열렸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3년 동안 마음을 합쳐 서로 토론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는 것 자체에 대해 선배로서 존경합니다. 인문학의 위기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러분이 인문학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원로 중문학자인 김학주 서울대 명예교수는 밝은 표정으로 후배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대중과 한국학의 만남을 표방하며 대표적인 한국학 교양잡지로 뿌리내린 계간 ‘문헌과 해석’ 50호 발간 기념행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파이브센트럴프라자에서 뒤늦게 열렸다. 1997년 9월 30일 창간호를 발간한 ‘문헌과 해석’은 출범 13년 만인 지난해 봄 50호를 돌파하고 최근 54호를 냈다.

기념식이 미뤄져온 것은 50호 발간을 기념한 단행본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의 출판이 늦어졌기 때문.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는 젊은 한국학 연구자 27명이 참여해 저마다 그림에 얽힌 다양한 볼거리와 사연을 담아냈다.

이날 행사는 ‘문헌과 해석’ 통권 50호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13년 전 젊은 학자들이 만든 ‘공부 모임’에서 출발한 ‘문헌과 해석’은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한문학, 역사학 등을 비롯해 음악, 미술을 아우르는 학제 간 통합 연구를 선도해왔다.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기존 자료를 새롭게 해석하자’는 취지에 맞춰 사도세자의 마지막 친필, 정조가 신하에게 보낸 어찰첩 등을 발굴하고 해석하는 성과도 거뒀다.

‘문헌과 해석’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일반 대중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넓혀왔다. ‘문헌과 해석’ 대표인 이창숙 서울대 중문학과 교수는 “2000년대 초 조선시대 문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졌는데, 학계가 이에 화답하는 방식에 있어 ‘문헌과 해석’이 모범답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외국에서도 한국학 연구학자들이 정기구독을 할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2009년 정조가 신하에게 보낸 어찰첩을 공개할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한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지금도 매주 모여 두 번씩 발표를 하고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계간지를 내고 있으며 ‘학교나 전공을 따지지 말자’는 처음의 원칙을 그대로 지켜내고 있다”며 “나 역시 ‘문헌과 해석’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현재 ‘문헌과 해석’은 50대에 접어들기 시작한 초창기 멤버들에 이어 젊은 학자들도 활발히 받아들이고 있다. 정병설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우리가 배웠던 것들을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전달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동욱 씨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자칫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발표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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