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아버지, ‘촌철살인’ 입담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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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3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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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박지성 선수의 대리수상한 아버지 박성종 씨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과 사진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0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박지성 선수의 대리수상한 아버지 박성종 씨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과 사진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깜짝 놀라셨죠? (박)지성이 보시는 걸 기대하셨을 텐데 이상한 아저씨가 올라와서….”

23일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최고 입담을 과시한 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였다. 잉글랜드에 있는 아들 대신 참석한 그는 진행자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소감을 묻자 “2002년부터 대리 수상을 해 왔다. 그 때마다 본인이 없어 죄송함을 느낀다.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이렇게 축구협회 본관에서 받는 건 처음이라 더욱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해 축구 인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촌철살인 멘트가 계속됐다.

“아들의 단점을 하나만 꼽아 달라” “박지성 선수가 언제쯤 결혼하는 게 좋냐”는 질문에는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는 걸 싫어한다. 고쳐야 한다” “(결혼은)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고 짧게 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럼 박 선수가 어떤 여자 스타일을 좋아하느냐”고 다소 곤란한 질문을 던졌지만 “아까 상을 받으신 여자 지도자 분 같은 스타일이다”고 시원시원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씨가 지목한 사람은 서울 송파초등학교 여자 축구부 감독으로, 이날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은 주진희 감독. 뜻밖의 대답에 행사장이 술렁이자 박 씨는 “스타일만 그런 겁니다”고 웃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이날 박 씨와 허정무 감독, 지소연을 대상으로 행사 후 기자실에서 따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씨가 최근 “박지성이 아시안 컵 후 은퇴 한다”고 말해 큰 화제를 낳은 만큼 상당수 기자들이 이에 대해 질문을 하려고 기다렸다.

그러나 박 씨는 협회 홍보국에 “개인 일정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는 말만 남긴 채 떠나 취재진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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