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선 조지워싱턴, 12척 이끌고 하늘선 랩터 등 200여대 날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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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동해훈련 이틀째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 이틀째인 26일 한미 양국의 해·공군 전력이 동해 전역을 누볐다. 동해로 침투하는 적의 잠수함을 탐지해 공격하는 ‘대잠 자유공방전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해상에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9만7000t급)과 이지스 구축함 등 13척이 진형(陣形)을 바꿔가며 물살을 갈랐다. 상공에는 세계 최강의 F-22 전투기(랩터)를 비롯해 주한미군의 주력기인 F-16, ‘탱크킬러’로 불리는 A-10, 공중급유기 KC-135, 미 해군의 FA-18 등 항공기 200여 대가 굉음을 내며 위용을 과시했다.

○ 항모전단의 동해 전술기동 훈련


오전 11시경 경북 포항 동북쪽 160km 해상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조지워싱턴을 중심으로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t급)과 한국형 구축함(KDX-Ⅱ·4500t급), 미군 이지스 구축함 등 13척이 대열을 이뤄 기동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독도함과 KDX-Ⅱ인 문무대왕함, 최영함을 비롯해 호위함인 충남함(2300t급), 초계함(1200t급)인 군산함과 진주함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군 측에서는 조지워싱턴을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9200t급)인 매캠벨, 라슨, 커티스윌버,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7900t급)인 투손이 참가했다.

조지워싱턴 심장부에 해당하는 지휘통제실(CDC)에서 전술기동 명령을 내리자 양국 함정들은 항모를 중심으로 진형을 다시 만들며 이동했다. 조지워싱턴의 함수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독도함과 매캠벨이 위용을 드러냈고 독도함 뒤로는 라슨과 군산함이 따랐다. 매캠벨 뒤로는 최영함과 군수지원함인 천지함이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기동했다.

항모 함수 오른쪽의 문무대왕함 뒤로는 커티스윌버와 미국 측 8300t급 구축함인 정훈이 기동했다. 정훈은 한국계 미 해군 제독의 이름을 딴 구축함으로 하와이에 배치돼 있다. 정훈 제독은 1910년 하와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 2세로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44년부터 이듬해까지 전함 지휘관으로 뛰어난 공을 세워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양국 함정 맨 앞으로는 핵잠수함인 투손이 물 위로 반쯤 모습을 드러낸 채 기동했다.

○ F-22를 비롯한 전투기의 편대비행

함정 전술기동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F-22 2대를 비롯해 F-16, FA-18AC(호닛), F-15K 등이 편대를 이뤄 항모 위로 비행을 시작했다. 고막이 찢어질 듯 굉음을 내며 비행하던 전투기 5, 6대는 기러기가 나는 모양으로 편대비행을 했다. 양국 전투기 30대가 여섯 차례에 걸쳐 편대비행을 마쳤다. F-22를 제외한 나머지 전투기들은 강원도 필승사격장으로 날아가 공대지 사격훈련을 했다. F-22는 이날 한반도에서 첫 임무비행 기록을 남겼다.

축구장 세 배 크기인 조지워싱턴의 비행갑판에서 전투기와 조기경보기가 임무수행을 위해 수시로 이륙했다. 활주로에 선 호닛과 슈퍼호닛(FA-18EF) 등 전투기들은 10초 정도 제트엔진을 가열하다가 굉음을 내며 급발진해 200m가량 비행갑판을 달린 뒤 2초 만에 공중으로 치솟았다.

F-16 공중급유 훈련  미 7공군 소속 F-16 전투기가 26일 동해 상공에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동해상=사진공동취재단
F-16 공중급유 훈련 미 7공군 소속 F-16 전투기가 26일 동해 상공에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동해상=사진공동취재단
○ 공중급유 훈련

울릉도와 독도 상공에서는 미군의 공중급유 훈련이 실시됐다. KC-135 공중급유기 1대가 이날 낮 12시 20분경 급유 지점으로 다가가자 주변에 있던 F-16 전투기 4대가 KC-135 후미로 접근했다. 전투기 1대가 급유기와 통신하며 후미로 접근하는 동안 전투기 2대는 좌측에서 대기하고 나머지 1대는 우측 날개 옆에서 편대비행을 했다.

KC-135 후방 조종사가 조종간을 움직이자 급유 파이프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F-16의 전방 급유구와 도킹했다. 3, 4분간 급유를 받은 전투기는 급유기의 오른쪽 날개 쪽으로 이동했고 왼쪽에 있던 전투기들이 차례로 후미로 이동해 급유를 받았다. 공동취재단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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