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두 동강난 한반도, 동강… 사진으로 보듬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27 03:00수정 2010-07-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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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강국제사진제 개막
강원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내 영혼의 휴식’전은 독일 사진가 11명의 초상사진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 지닌 다양한 층위를 드러낸다. 영월=서영수 전문기자
23일 오후 7시 강원 영월군청 옆 동강사진박물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던 비가 개면서 박물관 앞에 준비된 하얀 텐트 아래 한국과 독일의 내로라하는 사진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육명심 한정식 이완교 황규태 주명덕 구본창 이갑철 씨와 발터 베르크모저, 카리나 링게, 에라스무스 슈뢰터 씨 등. 국내외 인사와 군민이 한데 어우러져 ‘2010 동강국제사진제’의 개막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해마다 여름이면 동강이 흐르는 영월은 행복하다. 인구 4만여 명의 영월군에 사진가와 사진 애호가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때문. 2002년 시작된 사진축제는 2009년부터 국제적 사진행사로 확장됐다. 올해는 ‘말없이 말하다’라는 주제로 동시대 독일사진을 조명한 ‘내 영혼의 휴식’전 등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 인간의 초상, 분단의 초상

독일 바우하우스대 명예교수 카이 우베 시에르츠 씨가 기획한 ‘내 영혼의 휴식’전(동강사진박물관)에선 독특하고 다양한 인간의 초상이 말을 걸어온다. 토마스 루프, 헬무트 뉴턴, 졸탄 요카이, 티나 바라 등 독일 작가 11명의 오리지널 프린트 100여 점을 선보인 전시다. 그들은 각기 다른 초상사진의 형식을 통해 타인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감정을 파고든다. 오브제와 텍스트를 사진과 결합한 카리나 링게, 오랜 시간을 두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권력자의 변화를 추적하는 헤를린데 쾰블 등 초상사진의 다양한 층위에서 독일 사진의 맥을 짚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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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이 남긴 비극에 천착해온 작가 강용석 씨의 ‘2010 동강 사진상’ 수상작품전과 주명덕 씨 등 6명이 참여한 ‘전쟁이 남기다’전도 알차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두 전시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강 씨는 ‘동두천 기념사진’ ‘한국전쟁 기념비 시리즈’로 이어지는 작업으로, 큐레이터 박영미 씨가 기획한 ‘전쟁이 남기다’전은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 등을 통해 분단이 남긴 상흔을 되새긴다.

○ 세계와 지역의 소통

지역 축제와 세계 사진의 흐름이 만나는 동강국제사진제. 해를 거듭하며 군 단위에서 주최하는 국제문화행사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고 있다.

축제를 찾은 미국 게티 미술관의 사진부문 수석 큐레이터 주디스 켈러 씨는 “사진축제의 전시 내용과 구성이 두루 훌륭하다”며 “국제적 행사의 위상에 걸맞게 앞으로 해외 잡지와 사이트를 통해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시를 주관한 동강사진마을 김영수 운영위원장은 “전시와 함께 사진워크숍, 전업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리뷰를 여는 등 국내의 대표적 사진축제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30일∼8월 3일 영월읍 동강 일대에서 영월동강축제도 열리는 만큼 휴식과 문화가 있는 피서를 꿈꾸는 사람에게 영월행을 권하고 싶다. 8월 22일까지(국제전은 9월 26일까지). www.dgphotofestival.com

영월=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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