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내는 ‘숨은 진주’ 공기업도 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24 03:00수정 2010-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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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폭탄 지방공기업 지자체 재정건전성 악화의 ‘주범’ 오명속에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각각 4.3%와 0.17%이며, 당기순이익은 71억 원으로 2008년보다 1.65배 증가한 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자본과 자산 규모도 모두 늘어났다. 탄탄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시 산하 지방 공기업인 서울농수산물공사의 모범적인 경영성적표다.

대부분의 지방 공기업이 부실한 재정상태로 가뜩이나 안 좋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숨은 진주’처럼 제 역할을 다하는 공기업도 적지 않다.

○ 새 수익원 발굴해 해마다 이익 증가

경영이 안정돼 있고 재정상태가 튼실한 지방 공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서울농수산물공사와 제주도개발공사다. 두 회사는 규모는 작지만 알찬 경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고, 100% 미만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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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만든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관리·운영하는 서울농수산물공사는 2005∼2009년에 매년 순이익을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순이익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컸을 만큼 성장 추세도 뚜렷하다. 영업이익은 5년간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적극적인 신규 수익원 발굴 노력이 있었다. 이 회사는 두부, 묵 종류, 절인 배추 등을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새로운 거래품목으로 지정해 수수료 수입을 늘렸다. 또 도매시장의 주차장을 24시간 운영체제로 바꿔 화물차를 대상으로 한 주차 수입도 얻었다. 이런 신규 수익원 발굴로 지난해 매출을 2008년 대비 5.2% 늘릴 수 있었다.

해외 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라오스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의 도매시장 건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수출하고 컨설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사업 영역이 확실히 정해진 공기업의 특성상 국내에서만 신규 수익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중국과 동남아에서 한국 재래시장을 벤치마킹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재래시장 운영 노하우 수출이 미래에 중요한 수익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살빼기에도 적극적이다. 2008년 9월 비용 절감을 위해 지방 공기업으로는 드물게 정원의 15%가량을 구조조정했다.

○ 특성화된 사업에 집중해 탄탄한 수익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생수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곳은 민간 기업이 아니라 지방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다. 이 회사의 재무 성적표는 다른 지방 개발공사들과 달리 매우 탄탄하다. 제주도개발공사는 대부분의 지방 개발공사가 부동산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과 달리 1995년 설립될 때부터 ‘물 장사’를 핵심 사업으로 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도개발공사의 부채비율은 66%로 도시개발공사의 평균 부채비율인 347.1%보다 훨씬 낮다. 당기순이익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49억 원이던 제주도개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에는 25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회사 역시 신규 수익원 발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브이 워터’라는 새로운 생수 브랜드를 개발해 21억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브이 워터로 6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게 목표다.

현재 제주 용암해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지방 개발공사들의 부실 원인으로 꼽히는 대형 부동산 사업을 추진한 적이 거의 없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동산 관련 사업에는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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