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입주 포기까지 겹쳐 ‘유령 아파트’ 속출

부동산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집을 가진 사람들은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재산가치가 줄어드는 속 쓰린 경험을 하고 있다. 거래마저 끊기면서 집을 가진 사람들이 집을 옮기고 싶어도 옴짝달싹 못하는 딱한 처지가 됐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원래 살던 집이 팔리지 않는 바람에 이사를 가지 못하고 갈수록 불어나는 대출금 이자만 갚아야 한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 집을 내놓았지만 제때 팔리지 않아 경매에 넘어가기도 한다.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이자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도 많다. 평생에 걸쳐 이뤄낸 내 집 마련의 꿈이 이제 악몽이 되어 가계의 목을 조르고 있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입주 포기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부 지방에만 있는 일로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6월 초 입주를 시작한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단지는 미분양이 30%를 넘는 데다 그나마 입주한 가구가 전체의 20%도 되지 않아 치안문제까지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실종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개별 가계의 경제적 고통을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아파트 가격의 연착륙을 유도하면서 꽉 막힌 부동산 시장의 물꼬를 트는 해법을 정부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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