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제병합 100년, 주목되는 日의 과거사 극복 노력

동아일보 입력 2010-07-16 03:00수정 2010-07-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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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태평양전쟁 때 강제노역에 동원한 한국인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협의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본보 인터뷰에서 “한국민이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 긍지에 깊은 상처를 입었음을 알고 있다”며 “아픔을 느끼는 피해자의 심정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한 일본의 기초의회도 늘고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한국인이 강제 동원돼 근무한 일본 사업장은 2679곳에 이른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이들을 지원하는 한국과 일본의 단체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1999년 일본 법원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2008년 최고재판소의 공소기각 결정으로 패소가 확정됐다. 미쓰비시는 이에 따른 악영향을 막기 위해 회사 차원의 보상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의 결정이 비슷한 ‘과거’를 가진 다른 일본 기업에도 각성의 효과를 주기를 기대한다.

센고쿠 요시토 일본 관방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이 법률적으로 정당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끝났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사 관련 배상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두 종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방침보다 전향적이다. 개인청구권 소멸에 대한 법 해석은 엇갈리지만 피해를 본 민간인들에게 일본 측이 좀 더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은 과거 자민당 정권보다 과거사를 직시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한계를 보일 때도 있지만 기본적 자세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음 달 29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 정부는 한반도 침략과 식민지화의 역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의 자세를 총리나 외상의 담화 등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일동포 참정권 부여 문제와 근로정신대의 후생연금 탈퇴수당을 현실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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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두 나라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도발, 그리고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급부상에 함께 대처해야 할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일본 민관(民官) 각계에서 과거사 극복 노력을 보여줘야만 일본이 과거의 멍에를 벗고, 두 나라의 우호 협력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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