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대립에 개원식 못열기도
같은 당끼리도 집안 싸움
○ 자리 앞에선 같은 당도 필요 없어
강원 춘천시의회는 출발부터 탈당 사태를 맞았다. 지방선거 결과 의석 분포는 한나라당 11명, 민주당 9명, 무소속 1명이었다. 한나라당은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3석 모두를 자당 소속 의원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배 의원이 내정 결과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7일 임시회가 열렸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고 박 의원이 민주당, 무소속 의원과 연대하며 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선출됐다. 한나라당은 “임시의장이 산회를 선포한 뒤 개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출됐으므로 법적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회는 7일 첫 본회의를 열자마자 의장단 선출 문제로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다 상대당 의원에게 욕설은 물론 손찌검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초선인 한나라당 A 의원(60)이 재선인 민주당 B 의원(49)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고 따지자 B 의원은 “왜 나한테 그러느냐”며 맞받았다. 서로 욕설이 오가면서 A 의원이 입을 막으려 하자 B 의원은 손으로 A 의원의 얼굴을 때렸다. 이 때문에 양측의 분위기가 한때 험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의회 비(非)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11명은 7일 오전 의사당 현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비한나라당 의원(21명)은 한나라당 의원(38명)이 의장,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전부 차지하려고 하자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한다’며 의장단 선거에 불참했고 이 중 11명이 단식에 들어간 것. 이들은 한나라당 측으로부터 ‘교육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비한나라당에 배정한다’는 약속을 받고 단식 하루 만인 8일 농성을 풀었다. 전북도의회는 교육의원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육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며 5일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상임위 활동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교육의원 4명과 한나라당 의원 1명 등 5명은 ‘희망전북’(원내대표 김정호 의원)이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교육위원장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회의 불참은 물론이고 교육위원직을 일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는 소수당인 한나라당에서 부의장 2석 중 1석, 상임위원장 13석 중 4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2008년 다수당이었던 한나라당이 부의장 2석과 상임위원장 13석을 독식한 데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6일 예정됐던 의장 선출과 개원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경기 광명시의회와 남양주시의회에서는 이달 초 원 구성에 불만을 품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야당 의원들만으로 의장단을 꾸렸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방의회는 중앙정치와의 고리를 끊고 주민생활과 관련한 민생 챙기기에 주력해야 한다”며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없애야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동영상 = 몸날리자 비명…아수라장 00시의회
《 화제의 뉴스 》
[송평인 칼럼]박범계를 지켜보는 게 고통스러운 이유
[김순덕의 도발]김어준의 뉴스공장, 세금으로 들어야 하나
최순실 “국가·국민 기망한 안민석 국회의원직 박탈하라”
떠나는 이성윤 측근 “檢개혁, 특정집단 아닌 국민 위해야”
대통령의 체중계는 괜찮은 걸까[오늘과 내일/박중현]
홍준표 “사찰 겁낼 정도면 공직자해선 안 돼…투명하면 문제없어”
Copyright by dong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