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토요일은 나눔요일… 어느덧 2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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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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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 ‘참사랑 봉사단’
6년째 복지시설 등 방문

“근무 분위기도 더욱 활기
이젠 토요일이 기다려져요”

금복주 직원들로 구성된 ‘참사랑 봉사단’의 남명근 총무(왼쪽에서 세 번째)와 직원들이 대구본사 뜰에서 봉사활동 5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권효 기자
금복주 직원들로 구성된 ‘참사랑 봉사단’의 남명근 총무(왼쪽에서 세 번째)와 직원들이 대구본사 뜰에서 봉사활동 5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권효 기자
“더울수록 우리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뵈어야지. 미옥 씨, 봉사활동 해보니 상쾌하죠?” “입사 전에는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어 어색했는데 왠지 행복하더라고요.” 6일 대구 달서구 장동 ㈜금복주 마당의 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먹은 직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참사랑 봉사단’이 최근 200번째 활동을 한 내용이었다.

전체 직원 250여 명 가운데 대구 본사에 근무하는 120여 명은 2005년 3월 이 봉사단을 만들었다. 1957년 창립한 대구 경북의 대표적 기업이지만 이전까지 봉사활동에는 눈을 돌리지 못했다. 봉사활동 출발은 늦었지만 대신 열성적이다. 토요일마다 10∼15명씩 조를 나눠 돌아가면서 복지시설 등을 찾는다. 그동안 쌓은 봉사활동은 7200여 시간에 이른다.

200회 행사로 지난주 대구달성공원에서 토요일마다 열리는 무료급식을 맡았다. 한 복지재단에서 마련하는 무료급식을 이날에는 참사랑 봉사단과 지역 대학생 등 100여 명이 참여해 노인 1000여 명에게 쇠고기국밥을 직접 만들어 대접했다. 김동구 대표(59)도 직원들과 부대끼며 식사를 준비했다. 점심 한 끼를 만드는 데 들어간 200만 원은 직원들이 매달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내 모은 봉사활동 기금을 썼다.

이 같은 봉사활동이 직원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좀 딱딱한 이미지를 주는 주류 회사여서 그런지 봉사활동 덕분에 근무 분위기가 활기차졌다는 게 직원들의 이야기다. 입사 2개월째인 막내 곽미옥 씨(21·여·영업지원팀)는 “선배들을 따라 가면서 많이 낯설었는데 어르신들이 드실 음식을 만들고 뒷정리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며 “다음 봉사활동 때는 선배들보다 더 정성껏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이 있는 토요일이면 오전 약속은 ‘자동으로’ 오후로 미룬다. 10년째 근무하는 송현석 씨(27·여·관리1팀)는 “작은 마음이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5년 동안 보면서 오히려 내 자신을 종종 돌아보게 되었다”며 “이제 친구들도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약속시간을 미뤄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봉사단 총무를 맡아온 남명근 기획팀장(43)은 ‘총무’라는 감투 덕분에 조에 관계없이 매주 나선다. 그는 “우리를 기다리는 어른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토요일이 기다려진다”며 “양로원에 계시는 어른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목욕을 시켜드렸을 때 좋아하시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10일에는 직원들과 함께 달서구 송현동에 있는 한 노인요양원을 찾을 예정이다. 봉사단장인 서재원 관리본부장(53)은 “복지시설에 계시는 어른들은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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