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김세윤 분석관 “그리스전 불만, 소극적인 경기였다. 아르헨 꺾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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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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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잡고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발판을 마련한 허정무호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 자신감으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까지 꺾을 기세다.

하지만 그리스전 선수들의 움직임에 성이 차지 않는 이가 있었다.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가장 높은 곳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찍은 김세윤 대표팀 비디오 분석관이다.

김 분석관은 아르헨티나를 꺾기 위해서는 볼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선제골을 넣은 뒤 너무 소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너무 보이는 역습을 펼치다보니 앞서고 있어도 끌려 다니는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짧은 패스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볼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축구 강국들은 높은 볼 점유율 속에서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김 분석관의 분석대로 이날 한국은 승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볼 점유율(50%)은 그리스를 압도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국제축구연맹(FIFA)가 제공한 ‘액추얼 포메이션’ 자료에 의하면 총 경기시간 92분18초 동안 볼 소유시간은 41분06초 밖에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리스(41분53초)에게 뒤졌다.

무엇보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와 하비에르 마르체라노(리버풀) 등 특급 미드필더들이 1차전 상대팀이었던 나이지리아의 중원을 파괴시키면서 위협적인 장면들을 많이 연출했다.

김 분석관은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최전방으로 띄우는 ‘포스트 플레이’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중원부터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를 더 많이 뛰게 하고 득점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출전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강한 체력을 앞세워 90분 동안 쉼 없이 뛰어 상대를 괴롭혀야 한다. 또 중원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패스플레이로 아르헨티나 조직력을 흔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분석관은 “현재 대표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만큼의 자신감과 잠재력을 지녔다. 조별예선전 때 나타나는 단점만 보완한다면 원정 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러스텐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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