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종군취재]현지 지도자 3人의 한국 PRT 조언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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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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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에서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파르완 주지사인 바시르 살랑기 주지사와 파르완 주를 포함해 판지시르, 바미안 주 등 3개 지역의 방어를 담당하는 최고책임자인 윌리엄 로이 대령, 파르완 주 미국 PRT 지휘관인 카일 히긴스 중령이 그들. 이들이 말하는 한국 PRT의 성공 비결과 활동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살랑기 파르완 주지사

“발전경험 전수 기대… 전폭 지원할 것”

21일 아프가니스탄 차리카르 시에 있는 파르완 주청사에서 만난 바시르 살랑기 주지사(48·사진)는 “한국 PRT가 파르완 주는 물론이고 아프간의 전반적인 국가 재건과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 PRT가 하는 일이라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탈레반에 대항해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던 타지크족 출신으로 15년 동안 군과 경찰에 몸담았던 살랑기 주지사는 “한국 PRT가 가능한 한 빨리 개설되기를 파르완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소가 11일 문을 열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르완 주 학생들에 대한 한국 초청 프로그램, 지도급 인사들의 방한 및 한국의 발전경험 전수 등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지난달 9일 한국을 방문했던 카비르 파라히 아프간 외교차관은 현재 5명인 한국 초청 아프간 장학생을 연간 15∼20명까지 늘려 달라고 부탁했다. 살랑기 주지사는 “파르완 개발프로젝트 선정 등 급한 일을 대략 마무리한 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살랑기 주지사는 “주정부 관계자 및 파르완 주의 원로 및 지도자들과 함께 5월 또는 6월 중 한국 PRT 정식 출범에 앞서 잔치를 벌일 계획”이라며 “한국 PRT 용지나 주청사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나라의 잔치인 만큼 주 청사 또는 한국 PRT 용지가 좋을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 로이 ‘파르완 방어’ 책임자

“한국의 파병은 국제적 책무 다한 결정”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도 교육을 받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자격이 있습니다.” 24일 오전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 내 집무실에서 만난 윌리엄 로이 대령(사진)은 “한국 PRT의 성공을 돕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이 PRT를 운영하고 이곳을 방어할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한 것은 숭고한 인류애의 발로이자 한국의 국제적 책무를 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파르완, 판즈시르, 바미안 주 등 3개 지역의 방어를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인 로이 대령은 “최고의 안전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전제한 뒤 “적대세력이 뿌리 내릴 수 없는 토양을 만드는 게 최고의 안보이며 한국 PRT가 하려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이 지역은 아프간 내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이루고 주 정부가 효과적인 행정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 대령은 “한국이 활동을 시작하면 이 지역에 있는 미국 파르완 PRT는 활동과 기능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의회에서 준장 진급을 비준했지만 2008년부터 2년간 아프간 파병을 위해 동고동락했던 동료 장병들과 이곳에 오기 위해 스스로 진급을 포기해 화제가 됐다. 로이 대령은 “내가 이 순간 하고 싶은 일은 나를 믿고 따라준 장병들과 국가의 부름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히긴스 美PRT 지휘관

“PRT는 정부와 주민 간 가교역할 해야”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 미국 PRT 지휘관 카일 히긴스 해군중령(사진)은 주민들을 만나면 늘 먼저 인사를 청한다. 그럴 때면 그는 항상 전투용 헬멧과 방탄 고글을 벗고 반백의 머리에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24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만난 히긴스 중령은 “우리의 목적은 파르완 주의 재건이지 주민들을 겁주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며 “겸손하게 접근하며 최대한 현지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히긴스 중령은 “중앙정부의 행정능력이 지방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의 각 지방단위에서 제기되는 일반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재건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 PRT”라며 “정부와 지방 주민들 간의 간극을 메워주는 일종의 가교”라고 정의했다.

그는 “파르완 주는 수도인 카불과 가까운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된 곳이었다”며 “아프간을 구성하는 타지크, 우즈베크, 하자라족 외에도 탈레반의 주축인 파슈툰족에 이르기까지 함께 잘 어우러져 조화롭게 살고 있는 곳으로 아프간이 궁극적으로 국가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점쳐볼 수 있는 시금석”이라고 말했다.

두 달 정도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PRT 활동 개시에 대해 히긴스 중령은 “파르완 주가 한국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지역의 원로나 행정가, 일반 주민들을 광범위하게 만나 의견수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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