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 이동국과 미팅에서 전달한 내용은?

  • Array
  • 입력 2010년 1월 17일 15시 49분


코멘트
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 도착한 직후 가진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이동국과 허심탄회하게 나눈 이야기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허 감독은 “동국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코칭스태프)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다시 한번 전달했다. 남아공에서 나온 이야기 때문에 오해가 생겼는데 대표팀은 동국이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면서 더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때를 생각해라.
허 감독은 이동국에게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와 같은 움직임을 요구했다. “물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좀 더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시드니올림픽을 준비할 때의 모습을 되찾으라고 했다”고 허 감독은 밝혔다.
허 감독이 말하는 위협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은 골문 앞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만들고, 볼을 가지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슛 또는 동료들의 득점 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20~30m의 장거리를 쉴 새 없이 뛰라는 것이 아니라 단 5m를 질주하더라도 집중력을 갖고 움직여주길 바랬다.

●2002년 ‘황새’를 기억해라.
허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이동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의 황선홍처럼 되길 원했다. “황선홍은 2002년 월드컵 이전까지는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한만큼 비난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모든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2002년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동국이가 이번 월드컵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허 감독은 말했다. 이동국이 현재는 대표팀에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라.
허 감독은 이동국에게 무조건적으로 90분 풀타임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대표팀의 경기력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을 벌일 수는 없다고 했다.
허 감독은 이러한 사실을 이동국에게 전달하고 “주어진 기회에 좋은 모습을 보여 달라”고 전했다. “잘하는 선수는 90분을 뛸 자격이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팀을 위해 교체할 수밖에 없는 게 감독의 입장이다. 이 기준은 이동국 뿐 아니라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다. 박지성, 이청용도 예외 없다”고 허 감독은 강조했다.

마르베야(스페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