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의 남자’ 김보경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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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2일 1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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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전 맹활약…허 감독도 칭찬릴레이

작년 U-20 청소년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김보경의 주가가 허정무호에서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작년 U-20 청소년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김보경의 주가가 허정무호에서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김보경(홍익대)이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남아공에서 전지훈련 중인 국내파 중심의 한국대표팀에서 김보경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김보경은 구자철, 이승렬 등과 함께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차세대 기대주.

이번 전훈에서 선배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하고 있다. 왼발잡이로서 빠른 측면 돌파와 정교한 크로스,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 지능적인 수비능력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이대로 가면 월드컵 엔트리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9일 잠비아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김보경은 왼쪽 날개로 나서 줄기차게 상대 측면을 두들겼다. 후반 38분엔 한국의 2번째 골인 구자철의 골을 도왔다. 그날 경기는 패했지만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발견한 자리였다.

평소 허정무 감독은 김보경의 감각적인 플레이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번 시작한 칭찬은 화제를 바뀌기 전까지 쉴 새 없이 쏟아낸다.

“김보경을 어렸을 때부터 지켜봤는데 스피드와 볼 감각이 뛰어난 선수다. 전지훈련에서도 김보경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허 감독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왼발을 잘 쓰는데다가, 개인기가 좋고, 머리회전도 뛰어나고’ 등이 허 감독이 덧붙이는 김보경의 장점이다.

허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지도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박지성을 전격 발탁한 것이나 이청용, 기성용 등을 발굴해 국가대표 주전으로 성장시킨 것도 모두 허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그다.

김보경은 11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염기훈과의 주전경쟁을 묻자 “내가 가장 좋은 하는 선배다. 주전경쟁 보다는 얻어가는 게 많았으면 좋겠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청소년대표팀과 성인대표팀과는 호흡 조절부터 다르다. 청소년시절에는 호흡 조절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상당히 어렵다”며 힘든 점을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경기에서든) 골로 말하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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