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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손병호]세계적 기초과학 연구사업 계획대로 투자를

입력 2009-11-23 03:00업데이트 2009-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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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통신회사의 TV 광고를 보면 생활 속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만든 발명품이 전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발전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음료수를 마실 때 사용하는 구부러진 빨대는 누워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물을 먹이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간단한 아이디어를 상품화한 결과다.

과학연구에서도 과학자의 우연한 발견과 호기심, 그리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탄생시킨 사례가 많이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연구원인 인먼은 손에 쥐어도 뜨겁지 않은 개똥벌레 불빛을 연구하던 끝에 적외선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가시광선만으로 전등을 만들면 뜨겁지 않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연구를 추진했다. 그는 전기를 방전할 때 나오는 자외선이 산화아연이나 산화카드뮴과 같은 물질에 닿으면 짧았던 파장이 길어지면서 가시광선으로 바뀌는 사실을 발견하여 형광등을 개발했다.

개 오줌이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된 사례도 있다. 1889년 스트라스부르대의 민코스키 교수가 당시만 해도 용도를 모르는 비밀에 싸인 장기인 췌장을 연구하다가 개에게서 췌장을 떼어 냈는데 개의 오줌 주위에서 파리가 들끓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궁금해 샘플을 분석하자 개 오줌에는 정상보다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 있었고 이를 통해 췌장이 인슐린 분비에 관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1921년 밴팅과 베스트는 췌장 추출물이 혈당을 내리는 작용을 발견했다. 이 추출물은 인슐린 주사제로 개발됐다.

호기심과 필요, 이를 놓치지 않는 사람의 열정과 탐구정신이 가져다 준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발견과 혁신을 위한 기초과학 투자 경쟁에 나섰다. 기초과학의 파급 효과는 거의 무한하지만 과학자 한 사람의 우연한 발견과 호기심, 열정만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RIKEN), 독일의 막스플랑크, 프랑스의 국립과학연구원(CNRS)은 국가를 대표하는 기초과학연구소다. 창의적인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 중 기초연구 비중을 2008년 25.6%에서 2012년에는 35%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해 프런티어적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연구 성과를 비즈니스와 연계한다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이 있다. 정부는 과학자가 자율적 연구 환경에서 철저히 다르게 생각하고 연구하도록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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