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로 그만둔 간호사 ‘병원복귀 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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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간호사 36%가 ‘유휴 인력’
여성부장관 탄력근무제 추진에
보육시설-근무제개선 제안 봇물

최근 백희영 여성부 장관이 직장 내 탄력근무제 정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출산과 육아 때문에 병원을 떠난 간호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23일 “탄력근무제는 출산과 육아 때문에 병원을 떠났다가 복귀하지 못하는 간호사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간호사들이 출산으로 일을 그만두지 않도록 병원 내 육아시설 확보, 탄력근무제 도입에 필요한 연간 400억 원의 재정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탄력근무를 하는 ‘퍼플 칼라’ 직종의 대표적인 사례로 간호사를 꼽았다.

간협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전체 간호사 22만5385명 중 36.8%인 7만5362명이 출산과 육아로 직장을 떠났다가 복귀하지 못한 ‘유휴 간호사’였다. 연령별로 보면 30∼39세가 2만9436명(39.1%)으로 가장 많았고, 40∼49세 1만8417명(24.4%), 29세 이하 1만5711명(20.8%), 50∼59세 1만1798명(15.7%) 순이었다. 특히 한창 일해야 할 20, 30대 간호사가 4만5147명으로 전체 유휴 간호사의 60%에 달했다. 간협에 따르면 유휴 간호사는 3년간 1만5000여 명이 늘어 올해 현재 총 9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손인순 간협 복지위원회 위원은 “획일화된 24시간 3교대 근무제 개선이 시급하다”며 미국 스위스에서 운영하는 탄력근무제를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밤 근무자의 수당이 1.5배 정도 많지만 기혼여성은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해 적은 수당을 기꺼이 감수한다는 것.

간협은 최근 국회에서 ‘간호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갖고 유휴 간호사를 업무에 복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장기노인요양시설에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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