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천금 개구리번트… “KIA ‘V10’ 1승 남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22일 21시 19분


1982년이 아니었다. 주인공도 김재박이 아니었다. ‘2009년형 개구리 스퀴즈번트’가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운명을 갈라 놓았다.

22일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이용규의 센스 넘치는 스퀴즈번트가 KIA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이용규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1사 1,3루 찬스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스퀴즈번트로 연결, 3루주자 이현곤의 득점을 이끌었다. 마치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 김재박이 성공시켰던 개구리 스퀴즈를 연상케 하는 멋진 번트였다.

이용규가 결승타점을 올린 KIA는 SK를 3-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KIA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다면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KIA의 필승공식(선발투수 호투 = 승리)이 다시 한 번 성립된 경기였다. KIA는 1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선발 로페즈가 SK의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주무기 싱킹패스트볼을 앞세워 많은 그라운드아웃을 유도했고, 슬라이더와 컷패스트볼도 위력을 떨쳤다. 9이닝 4안타 무실점 6K 완봉승. 로페즈는 한국시리즈에서만 2승째를 거뒀다.

야수들도 멋진 수비로 로페즈의 호투를 뒷받침했다. 3루수 김상현은 정근우의 안타성 타구 3개를 잡아냈으며, 안치홍도 결정적인 순간 타구를 걷어내 로페즈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시리즈 내내 침묵하고 있는 타선은 이날 경기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회까지 때려낸 안타는 7개. 득점도 3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KIA는 뛰어난 집중력으로 점수를 만들어냈다. 3회말 이용규의 스퀴즈로 첫 득점을 올렸고, 6회말에는 최희섭의 깨끗한 적시타와 상대 유격수 나주환의 송구에러로 2점을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KIA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으나 선발 로페즈가 9회까지 SK 타선을 무득점으로 틀어 막아 깔끔한 완봉승으로 5차전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SK 김성근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명령을 받았다. 김 감독은 KIA의 주루플레이가 고의적인 수비 방해라고 거칠게 어필했으나 심판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가 난 김 감독은 선수들은 덕아웃으로 불러들였고, “경기중 선수단을 철수시킬 경우 무조건 퇴장명령을 내린다”는 심판진의 의견에 의해 퇴장을 당했다.

임동훈 동아닷컴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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