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잘못된 자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다치는 당신의 목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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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19일 0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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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위험하다는 생각에 수술 꺼리는 환자 많아…
현실은 반대! 척추질환수술 중 가장 안전하고 재발없어 효과적

# 사례 1
“제가 병을 키운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 씨(52)는 1년 전 어깨에 뻐근한 통증이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의사에게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탈출증)’라는 진단을 받았다. 노화가 원인이었다. 디스크가 이미 상당히 튀어나와 신경이 부어있었고 염증도 생긴 상태였다.
의사는 증세가 더 악화되기 전에 수술을 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는 목 수술을 매우 위험한 일로 받아들였다. 결국 그는 의사가 권하는 수술을 거절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신경차단술을 받았다. 이후 김 씨는 여러 차례 물리치료를 받았다. 통증이 사라지자 그는 자연스럽게 병원에 발길을 끊었다.
그러나 한 달 뒤, 어깨가 다시 뻐근하고 아프기 시작했다. 증상이 재발한 것이었다. 또 몇 달이 지나자 팔이 저리기 시작했다. 목도 뻣뻣해 지는 느낌이었다. 어깨 통증과 팔 저림은 갈수록 심해져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잦아졌다. 급기야 팔과 손에 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
김 씨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그의 상태는 1년 전에 비해 훨씬 악화돼 있었다.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와 신경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고, 부종과 염증도 심해졌다.

# 사례 2
“수술을 후 통증이 사라졌어요.”
고등학교 물리교사인 정모 씨(52)는 6개월 전 고개를 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어깨와 목이 아팠다. 그의 병명은 ‘목 디스크’.
의사는 정 씨에게 “바르지 못한 자세가 굳어지면서 생긴 증상”이라면서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어 수술이 필요하지만 좀 더 증세를 지켜본 뒤에 수술해도 늦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 씨는 바로 수술을 받는 쪽을 택했다. 어깨 통증과 팔 저림 등의 증상을 참기가 어려웠고, 이왕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하는 것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 수술이 은근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수술 부위가 목이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수술은 1시간 만에 끝났다. 또 수술한 다음 날 바로 걸을 수도 있었다. 목주름을 따라 절개가 이뤄져 흉터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았다.
정 씨는 “신경이나 근육에 염증과 부종이 생기기 전에 수술을 받아 훨씬 더 경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 목 디스크 수술이 겁난다고?

김 씨와 정 씨는 척추전문병원인 21세기병원에 실제 다녔던 환자다. 이 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김 씨는 의사의 수술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정 씨는 조기에 수술을 받아 증세를 호전시켰다. 이렇게 비교하면 김 씨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목 디스크 환자 중엔 김 씨와 같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 수술은 무조건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해 수술을 꺼리는 것이다.

이 병원의 성경훈 대표원장은 “목 디스크는 척추질환 전체를 통틀어 수술이 쉽고 결과도 상당히 좋은 질환으로 꼽힌다”면서 “재발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성 원장은 지금까지 3만여 건의 척추수술을 한 것으로 집계된다.

○ 목 디스크 수술이 안전한 이유

목뼈는 허리뼈나 가슴뼈에 비해 뼈 자체가 가늘고 근육과 인대도 약한 편이다. 여기에 뇌와 척수로 이어지는 중요한 신경이 지난다. 사람들이 목뼈 수술을 걱정하는 이유는 수술 도중 자칫 중요한 신경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수술과정을 정확히 알지 못해 생기는 걱정일 수 있다. 목 디스크 수술은 목주름이 있는 부위, 즉 목 앞부분에서 이뤄진다. 이렇게 하면 디스크가 튀어나온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 원장은 “정면에서 디스크를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디스크를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수술 후 증세가 재발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할 땐 목주름 부위를 2cm 정도 절개한 후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디스크를 찾아낸다. 성 원장은 “절개 부위가 크지 않고 수술도구도 작아 근육과 인대 손상이 적다”면서 “손상된 부위가 적어 회복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디스크를 제거한 뒤에는 인공디스크를 넣는다. 인공디스크에는 고정형과 운동형 두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운동형디스크가 주로 사용된다.

○ 최신기술로 정확한 진단 가능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잘못된 자세와 노화, 부상 등이 주요 원인이다. 목 디스크는 크게 연성과 경성으로 나뉜다.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손상으로 디스크가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 연성디스크로 분류된다. 팔이 저리고 목에서 어깨까지 통증이 이어진다. 대부분의 환자가 이 증세를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통증이 극심해지면 병원을 찾는다.

경성디스크는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개념의 퇴행디스크다. 나이가 들면서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초기에는 목이 뻣뻣한 느낌이 들지만 점차 통증이 가슴과 어깨로 전해지면서 가슴까지 답답해진다.이 증상이 지속되면 어깨와 팔을 따라 손가락 끝까지 저리는 통증도 나타난다. 더 악화되면 팔이나 손이 마비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신경관 안쪽이 아닌 신경가지 방향으로 수핵이 터져 나타나는 신경공디스크가 있다. 이 경우는 신경이 나가는 구멍 쪽으로 수핵이 퍼져 있어 과거에는 진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기술이 발전해 이 질환도 거의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본 기사는 의료전문 권용일 변호사에게 감수를 받았습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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