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소도시 ‘로바니에미(Rovaniemi)’는 산타클로스 마을로 유명하다. 세계 어디에서든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쓰면 수신자 주소나 우표가 없어도 로바니에미의 산타마을로 배달된다. 2007년 한 해에만 세계 150개국의 어린이들이 75만 통의 편지를 보냈다.
로바니에미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한 것은 1984년 무렵이다. 당시 영국 브리티시 에어라인이 이 지역에 첫 취항을 하면서, 영국 ITV가 라플란드 지방을 다룬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로바니에미 시 당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1985년 시 외곽의 전나무 숲 속에 산타마을을 만들었다.
1991년에는 영국 BBC가 세계 극지 지방을 소개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로바니에미를 산타클로스가 사는 곳으로 소개했다. 이후 로바니에미에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 도시의 발전 과정에서 미디어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 산타마을의 상업적 성공
동심을 사로잡은 산타마을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이유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산타마을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단 마을에 들어서면 돈을 쓰지 않고 나오기 어렵다. 관광객들은 산타클로스와 사진을 찍을 때나, 산타마을을 가로지르는 북위 66도 33분의 북극선을 통과했다는 도장을 받을 때마다 돈을 낸다. 산타 집무실, 산타 우체국, 산타 기념품 가게, 식당들을 거치면서도 지갑을 연다.
2007년 산타마을을 찾은 사람은 모두 48만여 명. 이 중 56%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유럽 관광객이 많지만 요즘은 미국이나 호주 관광객도 상당수다. 동화적 환상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찾아가는 일본 관광객도 빠지지 않는다. 급속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요즘에는 중국 관광객도 늘고 있다.
로바니에미 마을의 산타는 선출직이다. 어린이들은 산타가 한 명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마을에는 여러 명의 산타가 있다. 역할도 각각 다르다. 관광객을 맞이하는 산타, 세계를 돌며 산타마을을 알리는 산타, 행정만 담당하는 산타까지 있다. 신비감 유지를 위해 산타의 신분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 산타마을의 북극 체험 리조트
로바니에미가 산타클로스와 산타마을이라는 콘텐츠에만 의존해 유명해진 건 아니다. 매년 11월 산타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공식 선언하면 이곳의 또 다른 명소인 ‘아이스 파크 핀란드(Ice Park Finland)’가 개장한다. 아이스 파크 핀란드는 사람들이 북극의 겨울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리조트다.
사람들은 리조트 내 얼음 오두막에서 잠을 자고, 얼음으로 된 미니 골프 코스에서 골프를 친다. 아이들은 얼음 미끄럼틀, 얼음 미로에서 뛰어놀고 스케이트를 탄다. 얼음 궁전에서는 각종 음악회, 경연대회 등의 행사와 생일 파티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얼음으로 된 사우나, 얼음물 수영장도 큰 인기다.
로바니에미 시 당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산타 마케팅의 전문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를 대신해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해줄 업체들을 선정하고, 전문가에게 마케팅을 맡긴다. 최근에는 겨울에만 집중적으로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다른 계절에도 유치하기 위해 아름다운 라플란드의 여름 경치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에 로바니에미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는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 mjkim8966@hanmail.net
관련 기사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2호(10월1일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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