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후남]정확한 정보 공시로 대학 경쟁력 강화를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7분


지속적인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됐다. 국가경쟁력 강화에 대한 요구는 인재 양성의 책무를 맡은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국제적 평가에서 국내 대학이 낮은 평가를 받는 현상은 이런 문제 제기를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미국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대학평가에서 서울대는 50위, KAIST는 95위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진일보했지만 일본의 도쿄대가 19위, 교토대가 25위, 홍콩대가 26위 등 비교적 상위를 차지한 데 비하면 국내 대학의 순위는 여전히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다. 국제적 대학평가에서의 순위만으로 질적 수준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국내 우수 고교생의 해외 명문대 유학 증가, 대졸자의 취업난은 국내 대학의 교육 수준에 대한 저평가와 경쟁력 약화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고등교육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80%가 넘는 진학률은 고등교육이 엘리트교육이 아닌 대중화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양적으로 급성장한 고등교육이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음은 물론이다. 그 같은 공헌에도 불구하고 문제 또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민간의 사적 부담이 너무 크고, 계층 간 지역 간 고등교육 기회의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하며, 노동시장의 요구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

대학의 교육력 향상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지난해 대학정보공시제가 처음으로 실시됐다. 4년제 일반대학을 중심으로 치안 및 국방 관련 교육기관을 제외한 모든 고등교육기관의 주요 교육정보를 표준화된 양식과 지침에 따라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하는 내용이다. 신입생 충원율, 중도탈락학생 비율, 정규직 취업률, 순수 취업률, 전임교원의 연구실적, 대학재정, 강좌규모별 강좌, 전임교원의 강의담당비율과 같은 지표정보는 물론 교육과정 편성, 성적평가 결과, 입시전형계획 및 선발결과와 같은 문서정보를 포함한다.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가면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올해 정부의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에서는 대학 공시정보를 적극 활용했다.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 정보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음은 물론이고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커졌다. 이제 정부는 대학이 어떤 정보를 작성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한다. 대학이 보유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한다고 하여 곧바로 대학이 경쟁력을 가진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이 자신의 정보에 관심과 책임을 가진다는 것은 정보가 나타내는 대학교육의 여건과 성과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키워감을 의미한다.

대학정보공시제는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지원체제이지만 아직도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 대학의 정보관리체제가 여전히 미흡하고, 대국민 서비스시스템으로서의 공시시스템(대학알리미)의 안정성이 부족하며, 공시정보에 대한 가공 및 분석 인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풍부하고 다양한 비교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대학의 각성과 의지가 필요하다.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이 투자 없이 향상되기 어렵듯이 대학정보공시제 또한 국가의 투자 없이 정착, 발전할 수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임후남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공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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