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치안-교통관리 척척… 똑똑한 도시가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전자태그나 하이패스 단말기 없어도 車번호판 인식 통행료 부과

도시가 똑똑하게 진화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물론 기술 혁신이다. 도시의 진화는 인프라와 교통, 환경, 에너지, 수자원, 치안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IBM에서는 더 똑똑한 형태로 변화하는 도시를 ‘스마트 시티(smart city)’라 부른다.
더 똑똑한 도시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해 도시 인프라의 효율성을 최대화한다. 그리고 도시와 인간, 자연이 상호 연결된 공간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한다. 또 사생활이 보장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준다.
○ 안전하고 교통 체증 없는 도시
‘도시 자산’은 건물, 도로, 교량, 상하수도 등 도시를 구성하는 인프라 시설을 말한다. 인프라 관리에 실패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해 천문학적인 금전 손실과 인명 피해를 부른다.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도시 자산 관리의 대표적 실패 사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도로와 상하수도, 홍수 방제 시설에 생애 관리 개념을 도입한 통합 관리 시스템을 들여왔다. 이 시스템에서는 도시 관리 책임자가 개별 시설물의 수명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수명이 다하거나 문제가 있는 도시의 ‘부품’이 무엇인지 알아내 교체나 유지 보수를 한다. 특히 긴급 작업에 자동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시스템으로 도시 시설의 안전도를 크게 높였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대수는 1970년대 이후 125배나 늘어난 반면 도로는 2.5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로 확충도 중요하지만, 첨단 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싱가포르는 실시간 교통 정보보다 업그레이드된 ‘교통량 예측 시스템(TPT·Traffic Prediction Tool)’을 도입해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있다. TPT는 실시간 정보 및 기존의 통행량 정보를 활용해 1시간 뒤의 통행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은 매년 2만 명씩 늘어나는 인구 때문에 심각한 교통 체증에 시달려왔다. 스톡홀름은 혼잡통행료 자동 부과 시스템으로 도심 교통량을 억제하면서도 요금소가 일으키는 교통 정체를 없앴다. 이 도시는 2006년 차량들이 시 중심에 진입하는 18개 지점을 통과할 때 카메라가 차량 번호판을 인식해 통행 요금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설치했다. 하이패스 단말기나 전자태그가 필요 없다. 시스템 설치 후 교통량은 22%, 대기 오염은 14% 줄었다.
폐쇄회로(CC)TV는 향후 기술 발달로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용화된 차세대 CCTV는 ‘모션 캡처링(motion capturing)’ 기술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는 수상한 물체나 사람의 이상한 행동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폭발물 테러는 물론이고 도난과 분실, 폭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예방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공안당국은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테러리스트와 상습적 범죄자들을 감시했다. 미국 시카고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부서(OEMC)는 2007년 9월 660개 이상의 지능형 영상 감시 카메라를 도입해 자동 치안 시스템을 완성했다.
○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도시
전기는 남는 양을 저장할 수 없고 정확한 수요 예측이 어렵다. 소비자는 전력회사가 공급하는 전기를 일방적으로 받아 써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도시는 항상 20% 정도의 전기를 초과 공급한다. 이 문제는 전기 소모량을 기록하고 공급을 제어하는 ‘양방향 디지털 계량기’로 해결할 수 있다. 즉 일반 가정에서 전력 가격이 비싼 시간대에는 특정 가전 기기의 전원을 차단하고, 가격이 낮은 시간대에 다시 전원을 공급하게 해준다.
이런 시스템이 더 발전하면 소비자 취향에 따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만 사용하는 식의 ‘전기 골라 쓰기’가 가능해진다. 또 가정에서 태양열이나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여분의 전기를 쉽게 사고파는 시장도 형성될 수 있다. 도시 전체로 보면, 전기의 흐름을 추적하는 기능이 생겨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눈, 비와 같은 자연 강수의 40% 이상이 그냥 버려진다. 미국은 뉴욕 허드슨 강의 수자원을 통째로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수질과 물의 양, 제방의 안전 상태 등을 측정하는 센서를 이용해 허드슨 강 유역 315마일을 모니터링한다.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살고 있고, 2030년에는 그 비중이 60%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민의 편의와 삶의 질 향상은 우선적인 추진 과제가 될 것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똑똑한 도시를 만드는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김 동 철 한국IBM GBS 공공부문 파트너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4호(2009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Planning/식품 안전 기준, 수출장벽 여는 열쇠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식품의 안전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식품 안전에 대해 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의 조치를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식품 안전 및 위생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기준이 국제 기준을 따라가지 못할 때는 국제 기준을 자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국내 식품 안전 기준이 강화될수록 개발도상국의 저가 제품, 특히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할 기회도 커진다.

▼강부장 개조 프로젝트/독단적 상사가 침묵하는 조직 만든다

리더의 독단적 리더십은 리더에게 긍정적인 정보만 전달되는 ‘침묵 효과’를 낳는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이 일어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고 후 조사에서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들은 “우주선 엔진이 폭발할 확률이 200분의 1에서 300분의 1”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원들의 상사는 폭발 확률에 대한 질문에 “10만분의 1”이라고 답했다. 폭발 확률을 낙관했던 상사의 독단이 연구원들의 입을 막은 셈이다.

▼Mind Management/‘슈퍼우먼 신드롬’ 벗고 소통과 조화로 승부하라

많은 여성 리더는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이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남성과 똑같이 성과를 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남성성에 대한 무의식적 강박관념 때문에 불필요한 부분까지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자기 안의 여성성을 존중하면서 상황에 따라 남성적 특성이 요구되는 관리 방식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탄력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정재승의 Money in the Brain/실수를 배려하는 따뜻한 기술의 위력

요즘 나오는 차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린다. 연료가 떨어지면 경고 표시도 뜬다.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는 이와 같은 오류 방지 기능을 ‘넛지’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용자를 배려하는 오류 방지 기능을 만들려면 사용자의 오류를 예상할 수 있는 실험이 필수적이다. 실험 공간에 제품을 놓고, 사용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래 관찰해야 정확한 오류 예상을 할 수 있다.

▼Value for Marketing/“TV에 웬 버튼이 이리 많아?” 고객은 화 난다

기업은 고객을 제품의 소비자나 사용자가 아닌 인간 그 자체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인간 중심 사고’를 가져야 한다. 일본 냉장고 시장에서 4, 5위 업체에 그쳤던 히타치도 인간 중심 사고로 성공했다. 히타치는 주부들이 냉장고 제일 하단의 채소 칸을 가장 많이 이용하며, 이때 허리를 구부려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해함을 알아냈다. 이에 채소 칸을 냉장고 중심에 설치한 신제품을 내놓아 대성공을 거뒀다. 이 제품이 나온 첫해 히타치의 냉장고 매출은 전년보다 44% 늘었다.


- 경영지식의무한보고-동아비즈니스리뷰(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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