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 頂上회의, 한-아세안 윈윈 발판 마련하길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6월 1, 2일 제주도에서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이명박 대통령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한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맞아 이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다자(多者)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외교에 치중했지만 대(對)아시아 외교 및 교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세안은 인구 5억8000만 명(2007년 기준)에 국내총생산(GDP)이 1조2819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경제권으로 빠른 경제 성장과 소비 확대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교역액은 902억 달러(수출 493억 달러, 수입 409억 달러)로, 중국(1683억 달러) 유럽연합(EU·983억 달러)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라는 점에서 정치 외교적 중요성도 크다. 북한도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동아시아지역의 국제정치 및 경제 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발 빠르게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 역내(域內)에서 상당한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최근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통해 합의한 다자화 기금 1200억 달러의 배분에서 중국과 일본이 각각 32%, 아세안이 20%, 나머지 16%는 한국이 출연하는 것으로 낙착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외교로 아세안에 적극 파고들어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이 늦은 국가는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은 아세안 10개국 정상 및 아세안 기업인들과 우리 기업인 7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다. 기업 활동의 장애물을 없애고 한-아세안 경제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좋은 기회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국가들과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개최지인 제주도의 관광자원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소 소원했던 한-아세안이 제주도에서 한층 친숙해지고 상호 윈윈하는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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