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상수]‘경인 아라 뱃길’로 경제-환경 살려보자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한민족의 멋과 얼, 정서와 문화가 흐르는 ‘경인 아라 뱃길’이 하루가 다르게 모양새를 갖춰 가고 있다. 머지않아 경인 아라 뱃길이 연결되면 수십 년 동안 방치한 경인회랑(京仁回廊) 지역의 환경과 문화, 역사가 되살아나고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가 되살아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인천 서구 시천동 경인 아라 뱃길 중앙전망대 인근에서 6일 열린 현장보고회에서 “그동안 우리가 강과 바다를 제대로 활용 못했던 것은 역사의 과오”라고 언급하며 “강이 바다로 터져서 사람과 상품, 문화와 역사 모든 게 흐를 수 있게 됐다”고 축하했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 때 한국을 찾은 세계인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을 보고 친환경 아라 뱃길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는 동북아 녹색성장의 새 모델을 확인할 것이다. 나아가 반세기 넘게 서울 변방의 산업기지에 머물던 인천과 경기 서북부 지역이 친환경 선진 물류와 관광기지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경인운하는 해마다 물난리를 겪은 굴포천 유역의 치수사업(방수로 굴착)에서 시작됐다. 방수로는 홍수기에만 물이 흐르고 평소에는 물이 고여 수질이 오염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루한 찬반 논쟁 속에 15년을 허송세월한 끝에 ‘경인 아라 뱃길’이란 새 이름으로 본격 추진됐다. 녹색성장을 선도할 아라 뱃길은 동북아 허브를 꿈꾸는 인천은 물론 수도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게 확실하다.

우선 아라 뱃길은 인천이 추구하는 ‘동북아의 경제 중심’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대명제를 북돋아 주는 물길이다. 이 뱃길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의 물류체계를 다변화할 수 있다. 즉 현재의 숨 막히는 도로 일변도 수송체계에 해상 수송망을 더해 숨통을 틔워 준다. 앞으로 전개될 인천공항 2단계 건설사업 및 송도 인천신항의 건설과도 맞물려 큰 시너지효과를 내리라 기대한다.

둘째, 아라 뱃길은 ‘동북아 허브 도시’를 추구하는 인천의 도시 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저탄소 녹색 성장의 대표적 사업으로 인천의 생활 교통 주거 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기대를 받는다. 인천은 현재 시민 1인당 1평 규모의 ‘300만 평 공원 조성’ 사업을 전개하는 등 프랑스 파리나 일본 도쿄보다 더 나은 환경 도시를 지향한다. 잿빛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푸른 녹지와 쾌적한 공기가 충만한 친환경적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아라 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큰 생태축으로 연결해 시민이 물길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수변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뱃길은 인천∼서울∼개성을 잇는 황금삼각지대 평화벨트의 새로운 물길이 된다. 이 물길을 통해 남쪽의 자본 및 기술과 북쪽의 노동력이 만나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 아라 뱃길은 아름다운 섬과 바다, 세계적인 경제특구를 주요 자원으로 하는 ‘관광 인천’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인천시는 뱃길 주변에 ‘수향 8경’이라고 불릴 만한 워터 프런트를 개발해 2500만 수도권 인구의 나들이 명소 또는 쉼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서해와 서울을 바로 잇는 크루즈 항로를 개발하고 한강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물길로서 국민과 호흡을 같이하는 뱃길로 가꿀 것이다. 지금도 논란이 적지 않지만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환경 친화적인 물길로 만들면 인천뿐 아니라 나라 전체의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상수 인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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