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춘범]클린디젤車육성지원 급하다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녹색성장을 통한 친환경에너지 사회의 구현이 중요한 시대적 과제이다. 이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이를 연계한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에너지 효율성 향상 및 고효율 자동차 개발,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및 에너지 인프라 혁신을 경제위기 극복의 핵심전략으로 채택한 배경이다.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고효율 자동차 개발을 성장동력으로 꼽고 클린 디젤 자동차에 주목했다. 클린 디젤 자동차는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친환경차로 재탄생한 디젤 자동차로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경쟁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세계 각국의 클린 디젤 연구와 성과는 놀랍다. 미국은 에너지부의 전략에 따라 50% 이상의 에너지 효율성을 갖는 상용엔진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유럽은 작년 1월에 발표한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2015년까지 자동차제작사의 차량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수준을 km당 125g 이내로 줄이고 디젤차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럽의 클린 디젤 차량은 미국에 진출하여 일본의 하이브리드 차량과 경쟁한다. 벤츠의 블루테크 등 첨단 디젤엔진은 미국의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고, 미 정부에서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디젤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인정받았다. 일본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보급이 전무한 상황이지만 최근 배출가스 청정화의 진전으로 클린 디젤차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9월 이후 순차적으로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일본은 수년 전부터 클린 디젤 자동차를 준비했다. 2005년 4월 교토의정서 목표달성계획 수립을 위한 각의에서 가솔린 승용차와 손색이 없는 배출가스 성능을 갖는 클린 디젤 자동차를 개발하는 경우 보급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2007년 5월 ‘차세대 자동차·연료 선점에 관한 간담회’에서 클린 디젤차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신연료 도입,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중요성을 인정했다. 2008년 3월 교토의정서 목표달성계획 수립을 위한 각의에서는 클린 디젤 자동차 등 연료소비효율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클린 디젤 추진위원회’를 가동하여 디젤의 이미지 개선 전략, 인센티브 제도, 정부조달 및 GTL·바이오 연료 같은 신연료 전략과 연계한 보급촉진 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우리는 정반대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미래 성장동력 산업인 클린 디젤 자동차의 경쟁력이 상실되고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까 우려된다. 국내 클린 디젤 산업 및 기술수준은 올해 북미 시장 진출을 발표한 폴크스바겐 등 선발기업에 비해 2년 정도 격차를 보이고 있다. 디젤 전용 차체가 없고 엔진 시스템 가격의 50%를 상회하는 핵심기술은 수입에 의존한다. 클린 디젤화에 따른 무역 역조의 심화가 예상된다. 특히 엔진시스템 촉매 후처리시스템 기술에는 강점이 있으나 연료분사 장치 및 제어, 후처리장치용 소재, 센서, 흡배기장치 등 핵심 부품기술과 신연소기술이 매우 열악하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연비 효과, 이산화탄소 문제 및 경제성을 고려할 때 클린 디젤 자동차가 중단기적으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이후 가솔린과 동등한 규제가 착수됨과 동시에 고효율 자동차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이나 일본보다 뒤진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품질 디젤 전용 자동차 개발 및 부품산업 육성 지원, 수요 진작 및 보급 촉진을 위한 유가 우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또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공공분야 시범운행, 자동차업계 및 석유업계와 정부가 협력하는 다각적 프로모션 활동도 추진해야 한다.

이춘범 자동차부품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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