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교과서로 배웁시다]외부 효과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0분


A의 행위로 B가 받게 되는 의도하지 않은 손해나 혜택

외부효과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초래… 세금-보조금 등으로 문제 해결

《불국사의 다보탑이나 석가탑을 보면 우리 조상들의 높은 예술성과 슬기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당시 석공들은 석탑을 만들 때 오늘날 우리가 받을 감동까지 고려했을까?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은 강아지의 재롱에 한없이 즐거워한다. 주인을 보고 반갑다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이 귀엽고, 밥 달라고 짖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하지만 강아지를 싫어하는 주위 사람들이 개 짖는 소리에 짜증을 낸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까?》

[내용]어떤 사람의 경제적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혜택이나 손해를 가져다주는 일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수원 주인은 과수원을 가꾸면서 주위의 양봉업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한편 어떤 상품의 생산 과정에서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은 주위의 농가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의 경제적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가져다주지만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않고,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 현상을 ‘외부 효과’라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혜택을 주면 ‘긍정적인 외부 효과’라고 하고 손해를 주면 ‘부정적인 외부 효과’라고 부른다.

외부 효과가 나타나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과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사회 전체적으로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긍정적인 외부 효과가 나타날 때에는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적게 자원이 사용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외부 효과가 나타날 때에는 사회 전체가 원하는 규모보다 더 많은 자원이 사용된다. 전자는 자원을 모자라게 사용하고, 후자는 자원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게 돼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한국경제교육학회 편,

차세대 고등학교 경제, 132쪽

[이해]시장 경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시장 경제에서는 남거나 모자람 없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만큼 자원을 사용해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외부 효과가 나타나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는다.

먼저 과수원 주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과수원 주인은 과수원을 가꾸는 데 드는 개인적인 비용과 그것을 통해 얻는 개인적인 수입을 비교해 과수원의 규모를 결정한다. 그런데 그 주변에서 벌을 키우는 양봉업자는 과수원 덕분에 과수원이 없었을 때보다 더 많은 꿀을 수확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양봉업자는 자신이 공짜로 받은 혜택에 대해 과수원 주인에게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꿀을 수확하기 위해 과수원 주인이 과수원 규모를 넓혀 주었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그런데 과수원 주인은 양봉업자가 얻은 혜택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로 비용을 들여 과수원의 규모를 늘리려고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과수원 주인과 양봉업자)가 필요로 하는 과수원의 규모보다 더 작은 규모로 과수원이 운영된다.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사장도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과 상품을 통해 얻는 수입을 비교해 상품의 생산 규모를 결정한다.

만일 공장에서 오염 물질이 배출되면 주변의 농부들은 수확량이 줄어 손해를 본다. 공장이 이런 피해를 적절하게 보상해 주지 않는다면 농부들은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생산량을 줄여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장 사장은 주변 농부들이 입게 되는 피해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의 생산량은 줄어들지 않는다. 사회 전체(공장과 농부)가 필요로 하는 생산량보다 더 많은 상품이 생산되는 셈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외부 효과가 나타날 때는 자원이 부족하게 사용되고, 부정적인 외부 효과가 나타날 때는 자원이 과도하게 사용돼 낭비된다.

외부 효과로 인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경제적 유인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긍정적인 외부 효과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부정적인 외부 효과가 나타나면 세금을 부과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과수원 주인에게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규모의 과수원을 가꾸기 위한 추가 비용을 보조해 준다면 과수원 주인은 기꺼이 과수원 규모를 확장하는 데 동의할 것이다. 반대로 공장에 환경세를 부과해 오염 물질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면 생산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상품 생산량을 스스로 줄이게 된다.

박 형 준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교수·경제교육 전공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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