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경제의 힘도 도덕적 가치서 나온다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와 그 원인을 볼 때, 자유시장체제와 세계화가 사회 전반의 도덕체계가 무너지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의 금융위기는 허술한 감독규정과 단기성과 위주의 인센티브 구조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일부 개인의 과다한 욕심 또한 하나의 원인이었다.

미국 금융가의 대부 제이 피어폰트 모건은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신용과 신뢰를 쌓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인격”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자유가 가장 숭고한 목표라고 할 때,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자유를 달성할 수 있느냐에 따라 한 개인의 인격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은행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했던 노벨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과거 기업 관련 부정행위 사고들을 보면 연루되지 않은 회계법인이 사실상 없었으며, 대부분의 은행과 주요 기업들도 관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시장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정의를 이뤄내지도 못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일부 학자는 자유시장체제에서의 경쟁 구도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올바른 행동 규범을 깨고 또 이에 대한 그럴 듯한 이유를 만들어내게끔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시장 참여자들의 ‘자기합리화’(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기만과 이에 무감각해지는 과정)로 인해 사회 전반의 도덕성이 무너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위와 같은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자유시장경제가 도덕성을 효과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자유시장경제를 받아들이지 않은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공산주의를 시도한 모든 곳에서 부정행위와 부족한 생산능력이 문제가 됐고, 이외에도 두려움, 무관심, 무지, 억압, 신뢰부족의 문제가 있었다.

자유시장경제가 과연 사회의 도덕성을 무너뜨렸는지에 대해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어떤 경제체제를 택했는가에 따라 사회의 도덕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를 심어 줬는가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전 세계가 눈앞의 단기적 성과를 중시하느라 중요한 도덕적 가치들을 뒷전으로 밀어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도덕적 가치들을 다시 도입해 경제를 포함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하면, 이를 통해 사회 시스템 전체가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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