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온난화 모드’로 바꿔야 할 사회·경제 시스템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제주 서귀포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용머리 해안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다고 한다. 하루 8시간 이상 침수돼 관광객도 줄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제주 연안의 연평균(1960∼2006년) 해수면 상승폭은 5.6mm로 지난 40여 년간 22cm 상승했다. 특히 1993년 이후의 상승폭은 연평균 6.4mm로 세계 평균(3.1mm)의 두 배가 넘는다. 온난화 파고가 한반도에 두 배의 속도로 몰려오는 형국이다.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 이유는 바닷물 온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995∼2004년 10년 동안 우리나라 연근해 해수온도는 남해가 0.97도 오르는 등 평균 0.67도 상승했다. 해수온도와 해수면 상승은 생물종의 멸종과 서식지 이동, 먹이사슬 파괴 등 생태계 전반을 교란시킨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흰동가리는 아열대 어종이지만 지금은 제주 해역에서 잡힌다. 수온 상승 탓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금보다 기온이 1.5∼2.5도 상승하면 세계 동식물의 20∼30%가 멸종 위기에 처하고 저(低)위도 건조지역의 온도가 1∼2도만 올라도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한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토해양부는 2040년이면 해수면이 22cm 상승해 24.57km²의 국토가 침수된다고 예측했다. 잦은 기상재해, 개화(開花)시기의 변화, 어종 및 곤충의 변화, 농작물 재배한계선 북상은 한반도가 온난화의 직접영향권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온난화는 이미 막을 수 없는 단계에 왔기 때문에 각국은 온실가스 줄이기 등 온난화 감속(減速)노력과 함께 온난해진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펴낸 기후보고서에서 홍수 가뭄 산불 산사태 등의 기후재앙으로부터 발전소와 운송시스템, 농업을 보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난화에 적응하도록 사회 및 경제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기상예보만 정확해도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생태계 대기 보건 산림 해양 등 분야별로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적응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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