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방부, 北에 謝過할 이유 없다

동아일보 입력 2008-03-31 02:57수정 2009-09-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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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그제 김태영 합참의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북은 김 의장이 국회 인사청문회(26일)에서 “북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핵이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고 답한 것을 ‘선제공격 폭언’이라고 우기며 이같이 요구한 것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다. 북은 6자회담 합의 사항인 핵 프로그램 신고는 기약없이 미루면서 엉뚱한 시비만 걸고 있다.

김 의장의 발언은 문제 될 게 없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이 유사시 대책을 묻자 답했을 뿐이며, 내용도 지극히 원론적이다. 핵 공격을 못하게 타격하고, 그 다음엔 미사일 방어대책을 강구해 핵이 남한지역에서 작동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선제타격론’이 되는가. 북은 김 의장이 “아무 대책도 없다”고 답했어야 옳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합참의장이 핵 위협 앞에서 이 정도의 대책도 밝히지 못한다면 오히려 자격이 없다. 북한이 핵 폐기 약속만 지키면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런 질의응답이 나올 이유도 없다.

국방부는 북한에 사과하는 대신 김 의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유감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한다. 적절한 대응이다. 김 의장 발언의 경위를 북측에 설명해주되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북은 개성공단 남북경협사무소 당국자 추방, 서해상에서의 미사일 발사와 북방한계선(NLL) 무력화(無力化) 발언으로 이명박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어제 조선중앙통신의 군사논평원을 통해 ‘우리식의 앞선 선제타격이 개시되면 (남한은)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는 위협까지 했다.

그럴수록 정부는 원칙을 지키면서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대북 저자세로 인해 언제나 북은 갑(甲)이었고 남은 을(乙)이었다. 하지만 더는 이런 식으로 끌려 다닐 수 없다는 것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기조다. 북도 달라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 또한 새 대북정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충분한 내부 조율을 거쳐 정책의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 북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거나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그것이 남북관계 조정기에 진통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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