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08 +10&-10]생활속 에너지절약 지혜<8>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코드만 뽑아도 본전 뽑아요”

《주부 정윤미(42·서울 용산구 한남동) 씨는 밤늦게까지 TV 앞을 떠날 줄 모르는 중학생 자녀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그래서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TV 대신 책 읽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후 10시 이후 TV 시청 금지’라고 적힌 스티커를 TV에 붙였다.》

시간이 되면 아예 코드를 뽑는다. 처음에는 짜증을 내던 아이도 한 달 정도 지나니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뜩이나 안 좋던 아이의 시력도 조금씩 나아졌다. 전력 사용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정 씨는 요즘 미소를 짓는다.

TV는 브라운관,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종류에 따라 전기소비량이 다르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5인치 TV 시청을 1시간 줄일 경우 한 달에 3.4kWh의 전기를 덜 쓴다. 국내 TV를 2350만 대로 계산하면 연간 1047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해 아파트 평수를 늘려 이사한 김인숙(45·여·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씨. 집을 옮기면서 가전제품도 바꾸고 싶었다. 절전형을 고르면 전기료가 덜 든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기 때문.

큰 화면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화에 고화질 대형 TV를 샀다. 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청구된 요금은 이전의 중형 TV로 볼 때와 비슷했다. TV가 절전형이었던 덕분이다.

절전형과 일반형은 대기모드 상태부터 전력 사용에 차이가 난다. 일반형 TV는 평균 7W(최대로 올라갈 수 있는 전력), 절전형은 3W를 사용한다.

연간 평균 대기시간(6340시간)과 국내 TV 대수를 곱하면 연간 656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볼륨과 밝기를 조절하는 것도 절약의 지혜다. 화면 밝기(휘도)를 최대로 높여 시청할 경우 한 달에 2.49kWh의 전기를 더 쓰게 된다.

에너지관리공단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화면 밝기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휘도는 중간 정도에 맞추면 좋다”고 조언했다.

볼륨 조절도 마찬가지. 20% 정도 볼륨을 높이면 한 달에 0.8kWh의 전기를 더 사용한다. 귀가 울릴 정도로 볼륨을 높이면 귀에도 좋지 않지만 돈을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셈이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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