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명박 외교, 韓美동맹 강화를 출발선으로

  • 입력 2007년 12월 21일 2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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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주요국 지도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이어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축하전화를 걸어왔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친서를 보냈다. 이 당선자는 이들과 의례적인 인사를 넘어 상호 관계의 진전과 협력을 다짐했다. 관계국 정상들의 말과 편지 내용을 보면 지난 5년간 한미, 한일, 한중, 한-러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했음이 확인된다. 이 당선자는 정권 교체에 대한 주요국 정상들의 긍정적 평가를 국익 극대화 외교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한미동맹은 의심할 바 없는 한국 외교의 주축이다. 이 당선자와 부시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북핵 포기 관철 의지를 한목소리로 확인하면서 협력을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이 “한미 관계를 우선적으로 중시한다”고 하자 이 당선자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당선자 측과 미국이 내달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동맹관계 강화를 논의하기 위한 대표단을 상호 파견하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참여정부의 실속 없는 자주(自主)외교로 훼손된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양국 정부 및 지도자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빠를수록 좋다.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청에 호응하는 힘든 결단을 내렸으면서도 노 대통령의 잦은 반미 언행과 상대측의 거부감을 유발하는 외교자세로 효과를 반감(半減)시켰다. 줄 것 다 주고서도 상대가 서운한 마음을 갖게 하는 일종의 자해(自害)였다.

북핵 폐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현안을 슬기롭게 풀기 위한 한미 공조가 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통의 가치와 상호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당당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당선자가 어제 후쿠다 일본 총리에게 말한 대로 한미일 3자 협력도 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동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 더 나아가 이 당선자가 MB독트린에서 이미 밝혔듯이 ‘위대한 아시아 시대’와 ‘에너지 실크로드’로 외교 지평을 넓혀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은 한미동맹의 복원을 출발선으로 삼아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으로, 그리고 더 넓은 세계로 한국 외교의 폭과 깊이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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