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릭대는 1970년대만 해도 정부지원금이 예산의 70%나 됐다. 그러나 지난해 예산 2억8400만 파운드(약 5213억 원) 가운데 정부지원금은 27%로 크게 줄었다. 각종 사업의 수익금이 늘어 예산의 63%를 충당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000년 이 대학을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워릭대는 역동성과 질(質), 그리고 기업가적 열정을 지닌 영국 대학의 표상”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앞으로 사립대가 적립금으로 주식 투자도 할 수 있게 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업종 제한도 크게 완화해 백화점이나 영화관, 편의점, 약국, 심지어 옷가게 등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제 발표했다. 2005년 기준으로 전국 193개 4년제 사립대 적립금은 4조4573억 원이나 된다. 그러나 수익금은 2476억 원으로 수익률이 5.55%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정기예금 이자 수익이 대부분이다.
▷적립금 투자 대상을 다양화해도 한계는 있어 보인다. 지금도 투자 대상에 제한이 없는 사립대 재단 수익용 기본재산 운용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193개 사립대가 2005년 5조1000억 원 규모의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올린 수익은 2929억 원으로 수익률이 고작 5.7%였다. 빌딩 임대업, 장례식장 운영, 유가공업이 주요 수익사업이고, 주식투자 수익은 164억 원에 불과했다. 대학들이 연구비와 장학금으로 주로 사용돼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한 적립금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투자해 성공적인 ‘대학 주식회사’로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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