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의 국제경쟁력 떨어뜨리며 선진화 외치나

  • 입력 2007년 4월 11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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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주요국 대도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며 한국의 성장동력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했다. 경쟁력도 높고 다국적 기업의 전초기지 및 국제적 지식산업의 클러스터 역할을 하는 런던 뉴욕 파리 도쿄 보스턴 밀라노 뮌헨 등 ‘월드스타 도시’에 크게 뒤진다는 것이다. 또 자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하며 외자를 많이 끌어들이고 국제적 연결성이 좋은 로마 부다페스트 헬싱키 등 ‘내셔널스타 도시’보다도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OECD는 서울 같은 ‘전환기의 도시’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지 못해 급속히 쇠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적 자원과 경제력을 더 쌓고 행정구역도 넓혀 나가야 한다고 한국에 충고했다. 영국 프랑스도 수십 년 전에 수도권 규제를 하고 국가기관 지방 이전도 해 봤지만 1970, 80년대에 정책을 바꿔 런던 파리 등 대도시를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집중 발전시킴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일본도 2002년 수도권 규제를 폐지하고 오히려 수도권 확충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문제점만 찾아내 분산정책을 펴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정부는 수도권을 꼼짝 못하게 묶어 둬야 지방이 잘살게 되는 것처럼 선동하지 말고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대도시는 경쟁국들의 대도시와 경쟁해야 한다. 국내에서의 지역 평준화 정책은 세계적 도시 경쟁에서 불리한 결과를 낳아 결국 우리나라의 선진화를 방해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12개의 수도권 규제제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정비해야 한다. 경기 이천시는 규제 때문에 덴마크의 레고랜드 테마파크 유치에 실패해 일자리와 관광객을 독일에 넘겨줬다. 수도권에선 100m²의 공장 증설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이런 사례들이 모여 경제와 민생을 시들게 한다.

한국 브랜드 가치의 절대적인 부분인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는커녕 떨어뜨리면서 ‘성공한 정부’ 운운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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