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장원재]가꾸면 보배 ‘새내기 직장인’

  • 입력 2007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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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

3일 본보가 ‘0080 새내기 직장인’(1980년대에 태어나 2000년 이후 대학을 다닌 뒤 취업한 직장인)의 장단점에 관한 기사를 보도하자 인터넷에선 누리꾼들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사원이 문제’라는 시각부터 ‘수직적 위계질서와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회사가 문제’라는 의견까지 신구(新舊) 세대 간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독자는 “성적과 영어능력으로 신입사원을 뽑은 인사담당자들이 왜 이제 와서 조직적응능력을 운운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다른 독자는 “가정과 학교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인성교육의 부재를 지적했다.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지기 전에 문제는 0080세대가 기존의 기업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취재과정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하는 한 기업의 임원은 “예전에는 신입사원 100명 중 5, 6명이 문제를 일으켰다면 요즘은 절반 이상이 기업문화에 불만을 나타낸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은 앞 다퉈 인턴제도나 자체 직무적성시험을 강화하고 있다. 조기탈락률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마저도 효과는 적고 비용만 많이 들어 중소기업엔 그림의 떡이다.

새내기 직장인과 기존 조직 간 갈등은 한국적 현상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신세대란 말을 처음 들었던 ‘X세대’가 취업하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 직장 내 세대 갈등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했다. 인터넷 세대인 ‘N세대’가 직장을 구하기 시작한 요즘 다시 한 번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2000년 미국에서 출간된 ‘직장에서의 세대들-당신의 일자리에서 베테랑세대, 베이비붐세대, X세대, N세대의 충돌을 조정하기’라는 책에선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라. 일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라. 보상과 인정을 통해 조직을 관리하라. 신입사원의 자신감과 창의력을 존중하라.’

이제 한국의 기업도 조직 내 세대 갈등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0080세대는 기업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다. 누구의 잘못이 큰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그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장원재 사회부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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