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현장에서/미술작품 감상하러 은행 가요

  • 입력 2006년 9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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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은행 고객과의 상관관계는?

요즘 은행권에 ‘아트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고객들을 초청해 숲 속에서 음악회를 여는가 하면 점포 안에 그림 작품을 걸어 놓고 미술에 관심 있는 고객을 끌어 모은다.

최근 두 은행이 아트 마케팅의 모범을 보여 줬다.

외환은행 평창동지점은 시중은행 점포로는 처음으로 유명 화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갤러리를 이달 초 개관했다.

이 지점은 직원들이 고객에게 작품 안내를 할 수 있도록 외부기관에 위탁해 소정의 미술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작품도 기성 작가의 작품만 고집하지 않고 대학생, 신진 작가까지 문호를 넓힌단다.

국민은행도 7일 전국 16개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서 각기 다른 주제의 특별한 전시회를 준비했다. 국내보다도 해외 유수의 아트페어에서 인정받고 있는 신진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한다. 전시회의 테마는 ‘작가와 고객과의 소통’.

은행 측은 예술과 재테크의 소통도 이뤄냈다.

미술을 투자대상으로 생각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아트 재테크 강좌’도 별도로 마련했다고 한다.

은행과 예술 작품의 함수 관계는 무엇일까.

우선 돈 거래를 위해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전시회를 관람하며 마음의 여유를 얻고, 신진 작가들은 전시공간이 생겨 좋다. 상생의 게임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고객들에게 ‘문화 은행’의 이미지를 심어 줘서 좋다.

물론 나름대로 고객 분석의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은행 신대옥 부행장은 “올해 상반기 은행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부가적으로 가장 원하는 서비스는 문화예술이었다”며 “고객과의 유대관계 강화 차원에서라도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갤러리 개관은 미래 고객 관리를 위한 장기 포석”이라고 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문화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 어디 은행뿐일까? 보여주기식의 일회성 마케팅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재동 경제부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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