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분쟁, 파병은 해야겠는데…" 각국의 속사정은?

  • 입력 2006년 8월 1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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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레바논 분쟁 해결을 위한 다국적군 파병이 논의되고 있지만 어느 나라가 참여할지 불투명하다.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에 병력이 묶여있어 여력이 없다고 발을 뺐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웹사이트에서 다른 국가들의 속사정과 파병 전망을 짚어봤다.

▽이집트=미국과 이스라엘은 '과격 아랍'과 '온건 아랍' 분리 차원에서 이집트의 파병을 기대한다. 장애물은 국민 여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매우 조심스럽다. 결국 국제적 압력에 굴복하겠지만 미국에 '지나친 기대는 말라'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이탈리아=국제적 명성을 높일 기회인데다 이라크 철군 이후 악화됐던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올 4월 총선에서 간신히 승리한 처지여서 상원의원 한두 명이 반대하면 난망이다. 다만 노회한 로마노 프로디 총리로선 잘 헤쳐 나갈 것이다.

▽터키=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데다 이스라엘과 긴밀한 군사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터키는 서방의 '종복'처럼 비쳐지길 원치 않는다. 따라서 파병의 반대급부로 원활한 유럽연합(EU) 가입을 약속받는 조건 아래 파병에 동의할 것이다.

▽프랑스=과거 레바논을 지배했던 프랑스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양쪽의 신뢰를 받는 유일한 국가로서 다국적군의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적임으로 꼽힌다. 관건은 다국적군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는 것. 프랑스는 'NATO군 헬멧'보다는 '유엔군 헬멧'을 선호한다.

▽독일=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 역사를 보상하는 차원이 될 수 있다. 다만 과거사는 '양날의 칼'이다. 이스라엘에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 따라서 독일은 일단 뒷전에 물러서 있다가 파병에 동참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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