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이주희]당신도 우주인이 될 수 있다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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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공간이 지상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지상은 중력이 작용하는 반면, 우주공간은 무중력 상태”라고 대답할 것이다. 초진공, 극심한 온도 차 등과 같은 우주공간의 다른 특징도 있지만, 중력의 유무가 지상과 우주공간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가장 큰 특징이 된다. 그렇다면 지표면에서의 중력 환경에 적응된 우리들이 우주공간에서 생활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우주공간의 무중력으로 인해 우주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은 골격, 근육, 혈관, 심폐기능, 신경계, 정신 등 모든 면에서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우리들이 아무런 준비 과정 없이 무중력 우주환경에 노출된다면, 지상의 중력에 적응된 신체의 균형 감각이 착각을 일으켜 뱃멀미와 같은 우주멀미가 발생하며 이에 따른 식욕 상실과 구토 증세를 겪게 된다. 또한 무중력으로 인한 심장의 변화와 신체 혈액 분포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혈액이 심장에 가까운 머리 쪽으로 몰려 얼굴이 붓기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우주인 후보자들은 장시간의 훈련을 통하여 전문적인 무중력 적응 훈련을 실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실제로 우주공간의 무중력 환경에 적응하는 데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정규 훈련 과정을 마치고 우주에 나갈 경우, 3일 정도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우주에서 장기간 생활할 경우 무중력으로 인하여 뼈의 주성분인 칼슘의 배출이 쉬워져 뼈가 약화되고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지상에서는 중력에 대항하여 근육 사용량이 많았으나 무중력인 우주공간에서는 사용 필요성이 감소되어 근력이 약화된다. 따라서 우주인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하루 한두 시간 운동을 하고 약물요법 등을 사용하여 대처해 나간다.

우주에서 불편하고 어려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주공간에서는 척추에 작용하는 압박이 없어져 키가 3∼5cm 커지며, 허리 통증이 사라져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앞서 보았듯이 우주는 두려움과 호기심, 즐거움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최초의 한국 우주인 선발을 앞두고 얼마 전 ‘우주인 선발기준’이 발표되었다. 첫째로 키 150∼190cm, 몸무게 50∼95kg, 발 크기 29.5cm 이하 등 신체기준이다. 둘째로 효율적 임무 수행을 위한 인지능력, 상황 적응 능력 및 유연성, 우주공간에서의 스트레스 등 제약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행동학적인 적합성이다. 셋째로 영어로 읽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과 러시아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까다로워 보이지만 훈련과 교육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신체적인 기준은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의 제원에 맞추어 탑승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며, 행동학적인 적합성은 우주공간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생활과 임무 수행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그리고 영어 능력과 러시아어에 대한 학습 의지는 훈련 과정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임무 수행을 위한 필수사항으로 이는 6개월 정도의 집중 교육을 통해 러시아에서 재교육하게 된다.

지구에서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접하게 된다. 내가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이나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선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발표된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 기준에 따라 선택되어,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며 유인우주기술을 습득할 한국 최초의 우주인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자신이 숨겨진 한국 최초의 진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주희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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