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보좌관, 알고보니 좀도둑

입력 2006-03-13 03:05수정 2009-09-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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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월 백악관 내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흑인 지도자들과 만나는 행사를 마친 뒤 클로드 앨런 국내정책담당 보좌관과 함께 걸어 내려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앨런 전 보좌관이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AP 자료 사진
설상가상의 백악관에 또 악재가 터졌다. 불과 1개월 전까지 백악관 국내정책담당 보좌관을 지낸 클로드 앨런(45) 씨가 현직 시절 백화점과 할인매장에서 물건을 훔친 절도 혐의로 10일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메릴랜드 주 경찰이 밝힌 그의 절도 방식은 이렇다. 그는 헤츠 백화점, 할인매장 타깃 등에서 홈시어터 시스템, 컬러 프린터 등을 정상적으로 산 뒤 승용차에 실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영수증만 갖고 들어가 동일한 제품을 쇼핑카트에 실은 뒤 환불창구로 가 현찰이나 신용카드 포인트로 환불을 받는다.

그러던 그가 처음 덜미를 잡힌 것은 올해 1월 2일 밤. 쇼핑카트에 물건을 싣고, 일부는 환불받은 뒤 나머지는 계산도 하지 않고 매장을 떠나는 앨런 보좌관(당시엔 현직)의 행동을 이상하게 본 매장 측이 그를 신고했던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그에게서 모두 25차례 환불 기록이 나왔고, 전체 환불금액이 5000달러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그는 변호사를 통해 “모든 것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앨런 보좌관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던 2월 9일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사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성명서까지 배포해 “국가에 봉사한 온정적인 사람”이라는 덕담을 남긴 바 있다.

경찰은 최고위직 인사의 좀도둑 범행의 이유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이 소식을 전해들은 뒤 “혐의가 맞는다면 그의 인생도 뭔가 잘못된 것으로 정말 슬프다”고 밝혔다.

앨런 전 보좌관은 듀크대 법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 버지니아 주 보건복지부 장관, 2001년 이후 연방정부 보건부 부장관을 지냈고, 연방 항소법원 판사에 내정됐다가 민주당의 인준 반대로 무산됐으며 지난해 초 이후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보좌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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