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경탁]이스라엘 對테러대책 눈여겨보자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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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14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한국인도 8명이 부상해 테러가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우리도 내달 18일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대(對)테러 대책’을 남의 일로만 생각하기 힘든 시점이다.

이스라엘은 테러 발생 빈도도 높지만 대응 역시 잘하는 나라다. 세계의 테러 전문가치고 이스라엘에서 교육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이스라엘의 대테러 전문가인 보아즈 가놀 박사를 만났더니 이스라엘 정부의 테러 대응전략을 3단계로 설명했다.

제1단계는 정보망을 최대한 활용해 예방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테러 중 85% 이상이 추진 초기 단계에서 분쇄되고, 10%는 이스라엘로 침투되는 도중에 차단된다.

제2단계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완화하는 것이다. 올해 발생한 테러를 장소별로 보면 버스 터미널 인근, 쇼핑몰 입구 등으로 테러범들이 주목표의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단계의 성패는 평상시 국민의 경각심에 달려 있다.

제3단계, 테러 발생 후엔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한다. 올해 7월 텔아비브 인근 쇼핑몰 앞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경우 발생 2시간 만에 현장 수습이 끝났다. 불과 며칠 만에 테러범의 신원 파악은 물론 공범자까지 체포했다. 테러 현장이 시민들에게 주는 심리적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국제 협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최근 텔아비브 북부의 작은 도시 헤르츨리야에서 대테러 관련 국제회의가 열렸다. 회의를 참관하면서 각국 정부 대표들 간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을 알고 놀랐으며 한국 등 동북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함을 느꼈다.

테러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가시적이지는 않지만,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 및 비중을 감안할 때 앞으로 국제 테러세력의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국제공조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박경탁 주이스라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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